[책세상] 작은 섬, 신비로운 고래굴 이야기

[책세상] 작은 섬, 신비로운 고래굴 이야기
제주 동화작가 박재형의 '고래굴의 비밀'
  • 입력 : 2016. 01.08(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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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라는 특별함 덕분에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 온 제주섬. 그 속의 섬 우도에는 '고래굴'로 불리는 '동안경굴'이 자리잡고 있다. 그 동굴에서는 요즘 그 울림을 이용해 음악회가 열리기도 하고 우도를 찾는 많은 이들에게 신비로움을 안겨준다.

제주의 대표적 아동문학가 박재형이 설화를 모티브로 담아낸 신간 '고래굴의 비밀'을 펴냈다.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으로, 제주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판타지처럼 그려냈다.

작은섬의 절벽 끝, 고래가 산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고래굴. 마루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고래굴에 찾아갔다가 동굴을 지키는 신에게 큰섬에서 진주 세 개를 찾아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고래굴을 둘러싼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마루는 위험을 무릅쓰고 큰섬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상상도 하지 못한 신기하고 위험천만한 일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 책에는 남해용궁으로 통하는 길로 알려진 용궁올레 칼선도리 바위, 귀 달린 뱀과 이무기가 지낸다는 섶섬, 신선이 산다는 백록담, 용이 바위가 되었다는 용두암, 세미오름의 거슬러 흐르는 샘 거슨새미, 비자림에 숨은 도깨비 등 제주의 보석 같은 명소와 그에 얽힌 설화 속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또 책 곳곳에는 제주의 문화와 풍습을 보여 주는 요소들이 녹아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하늘과 바다에 제사를 지내는 굿, 여름철 기르던 소를 큰산에 올려 보내는 방목, 환경을 해치지 않기 위해 함부로 한라산에 발을 들이지 않는 풍습 등이 그것이다. 특히 온갖 고난이 몰아쳐도 희망을 잃지 않는 섬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문학적 상상력이 더해진 설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지금껏 알지 못했던 한국 전통 설화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사는 제주 사람들의 소박하고 진솔한 삶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1983년 '달나라가 그리운 토끼들'로 아동문예 신인상을 시작으로 계몽아동문학상, 제주문학상을 받았다. 제주교육계를 은퇴하고 현재 제주펜클럽 회장으로 있다. '내 친구 삼례' '아버지를 찾아서' '까마귀 오 서방' '이어도로 간 해녀' '검둥이를 찾아서' 등이 있다. 국민서관.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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