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역사교과서는 학자·교사에게 맡겨야

[책세상] 역사교과서는 학자·교사에게 맡겨야
김한종 교수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왜 문제인가'
  • 입력 : 2016. 01.08(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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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고시한 교육과정에서 '학습자 스스로 역사적 자료를 활용하며 비교·분석·종합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과거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시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고 역사해석의 다양성을 강조한 교육부가 왜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있을까. 이같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역사적 배경과 쟁점들을 쉽게 풀어쓴 책이 나왔다.

한국교원대학교 김한종 교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왜 문제인가'에서 역사 교과서를 두고 펼쳐진 역사인식 통제의 역사를 분석하고 있다.

근대 교육이 성립된 이후로 교과서 발행 제도가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다른 나라의 역사 교과서 발행제도가 어떠한지, 유엔의 역사 교과서 권고안의 내용은 무엇인지를 살펴보면서, 21세기 대한민국에 걸맞은 역사 교과서의 모습을 제시한다.

저자는 "수많은 역사 이론서들이나 글들이 강조하듯이 역사적 사실은 곧 해석이며, 학교 역사교육은 학생들에게 정해진 하나의 해석을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 가지는 이러한 성격을 깨닫게 하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1973년에 국사교육 강화를 명분으로 진행한 국정 국사 교과서 발행이나 2015년의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내건 국정화 시도가 의도한 것은, 결국 학생들에게 정해진 하나의 해석을 주입시키는 역사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부가 그토록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역사적 사실과 그 해석의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역사 교과서는 역사학자와 역사 교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것이 역사교과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며 "현대사가 역사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지적에는 동의하며 마찬가지로 현대사는 또 다른 소수의 전유물은 더욱 아니다. 정치적 고려와 같은 특정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님은 말할 나위도 없다. 역사교육과 교과서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고, 시민들을 위한 것이고, 나아가서는 민주사회를 위한 것이다"라고 밝힌다.

그 바탕에는 역사교육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 역사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사고는 비판적 사고다. 역사 교과서는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교과서에 절대적 권위를 부여하는 국정제가, 역사 교과서 발행제도로 적절하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다.

저자는 역사, 역사교육, 역사교과서를 하나로 꿰뚫는 이론서들을 집필하고 각종 매체를 통해 이같은 논의에 참여해 왔다. 책과함께.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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