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국제학술교류도 활발한 제주를 생각하며

[한라칼럼]국제학술교류도 활발한 제주를 생각하며
  • 입력 : 2016. 01.12(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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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는 화려한 휴양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관광산업 못지않게 국제적 학술교류도 왕성하여 국제학회 참가로 다녀온 적이 몇 번 있다. 학술발표를 끝낸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둘러 본 오하우 섬은 지적 자극과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했기에 언젠가 "또 다시 가고픈 매력적인 곳"으로 지금까지도 기억된다.

하와이처럼 천혜 자연의 화산섬이자 국제도시 위상을 지닌 제주도는 최근 하와이보다 더 많은 관광객 수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 내에 이룬 이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은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요우커 의존도가 상당했던 홍콩과 마카오가 근래에 홍콩달러 강세와 시진핑 반부패 드라이브로 인해 중국 관광객 수 급감을 겪게 됐다. 그 결과 지역 경제가 단번에 휘청거리고 말았는데, 이 사태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마찬가지로 중국에 의존하는 제주 관광산업이 다변화되지 못한 채 몸집만 커지고 있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의 발전방향은 다양한 관광객 수요 증대와 지속적 방문 유도에 맞춰 이에 대한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 하물며 하와이는 거대한 인공해변 와이키키를 만드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는데, 자연 자체가 빚어놓은 절경을 이미 소유한 제주도가 못할 게 도대체 뭐가 있는가?

제주 관광산업의 다양화를 위해, 지적 교류의 국제도시로도 그 변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국제학회 및 포럼 등이 개최되어 오기는 했지만, 기존 인프라 활용도가 낮았을 뿐 아니라 앞으로 더 강화해 나가야만 한다. 일례로 이런 변화를 선도해 나갔어야 할 기관 중 하나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그 이름값을 제대로 해오지 못했다. 기획단계에서 숙박시설 겸비와 같은 세심한 고려를 하지 못한 탓에 그 한계를 초래했고, 오히려 전시관으로 자주 활용되는 등 컨벤션센터로서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제주도의 수많은 대형 호텔들이 이 공간 문제를 보완할 수는 있다. 대규모 학회는 보통 숙박과 투어가 연계된 학회 프로그램을 만들고 호텔을 학회 장소로 지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대 수입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호텔도 반색하며 학회 참가자들을 투숙객으로 맞이할 것이다. 또한 학회를 주최 및 후원할 수 있는 제주도 내 학술기관 및 대학의 협력 하에 학술교류의 장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향후 제주 제2공항 건설로 국제노선의 증가 및 다변화, 환승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에, 인접국 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 방문객들에게 제주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제반 조건들이 이미 갖춰진 마당에, 제주 도정이 백년지대계로 국제도시 제주 만들기에 공만 들인다면 '제주국제학회'라는 이름을 앞으로 도처에서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자연스레 제주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게 된 학회 참가자들이 제주의 아름다움과 매력에 사로잡힌 채 돌아갈 것이다. 그들이 제주를 다시 기꺼이 찾을 수 있도록 제주도가 행복한 고민을 이어나가는 게 또 다른 향후 과제가 될 것이다.

덧붙이자면 필자가 참여했던 하와이 학회 중 한 분의 주제가 흥미롭게도 '사라지는 제주어'였는데, 이런 문제를 논의하기에 마땅한 장소는 당연히 제주도가 아닌가라고 개탄했었다. 학술적 논의가 풍성한 국제도시로 나아가는 것은 관광산업 활성화 뿐 아니라 제주 현안에 대한 주체적 토론과 진지한 성찰을 이끌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결국 제주 국제자유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성과로 나타날 것이다. <고찬미 한국학중앙연구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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