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육 한계…사회공동체가 함께 나서야

가정교육 한계…사회공동체가 함께 나서야
[한라포커스]사이버 공간에서 흔들리는 아이들-(하)위기에 빠진 아이들 어떻게 해야하나
  • 입력 : 2016. 02.03(수) 00:00
  • 강경태 기자 ktk280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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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학교의 무관심 속에 인터넷 도박에 빠지는 아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기기로 인터넷도박 등 유해사이트 손쉽게 접근
부모·학교의 적극적 관심과 예방·치유 전문기관 절실

"게임 도박에 빠진 아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청소년들은 설령 적발되더라도 관대하게 처벌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버공간에서 유해사이트에 빠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학업을 등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A씨. 인터넷 도박에 빠진 아들을 혼내고 타일렀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도박을 끊겠다고 약속한 아들이 또 다시 도박에 빠진 것이다.

일상에서 많은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등을 통해 도박·유해사이트·1인 방송에 노출되고 있다. 손쉽게 인터넷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학생들의 도박·유해사이트 중독은 통제하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도박과 관련해 예방교육이 안돼 있어 빈번하게 도박사이트에 접속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에 따라 도박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심하게는 직업으로 '토쟁이'(전문 도박꾼·사람들을 모아 수수료를 받는 사람)를 꿈꾸는 아이도 있다.

우정애 인터넷중독센터 소장은 "사이버 도박에 대한 청소년들의 피해가 크지만 이에 대한 예방·상담 매뉴얼 등이 일선 상담창구와 교육현장에 전무한 상황"이라며 "실제 도박에 대한 체감률과 통계지수에 괴리가 큰 것도 대안모색에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의 도박 행태는 일상화되고 있지만 일선에서는 이러한 점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 현상황에서 지역사회와 부모, 학교가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 도박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도박과 관련한 사안은 유해사이트로 판명되면 수사가 가능하지만 사실상 미성년자의 경우 처벌이 어려운 만큼 부모와 교사들의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제주지역에서는 청소년 도박 예방교육이 전무한 것도 문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상담과 예방교육을 위해 도내 민간기관에 사업을 위탁하고 있지만 매년 담당 기관이 변경돼 연속성이 떨어진다. 또 예방과 상담, 치료를 각자 다른 기관에서 맡고 있어 해당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은 그 효과가 미미하다. 도박의 예방·상담·치료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제주지역에 필요한 이유다.

제주대 중독연구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예방교육을 실시한 학교에서 올해도 교육을 부탁했지만 아직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사업에 대해 결정된 내용이 없어 답변을 주지 못했다"며 "도박문제도 예방부터 치료까지 병행해 실시돼야 하나 제주지역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관형 제주중앙고 교사는 "제주도에는 치유 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전문적인 병원도 많지 않다. 그래서 지역사회 구성원들은 심각한 위험에 노출된 지역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건전한 놀이 문화 정책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들이 우리 지역사회의 건강한 성인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책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숙·채해원·강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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