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생태친화적인 삶, 지역공동체가 대안”

[책세상]“생태친화적인 삶, 지역공동체가 대안”
권상철 제주대교수의 '지역 정치생태학'
  • 입력 : 2016. 03.18(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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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대안 정치생태학으로 재구성

1987년 리우 회의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이 처음으로 등장한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이 무색할 만큼 환경오염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기후 변화, 인구 증가 등으로 2025년에는 물 부족을 겪는 인구가 30억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생태학은 이같은 환경문제가 정치경제적 과정과 맞물려 있다고 보고 광범위한 시각에서 문제의 근원을 파악한다.

권상철 제주대 교수(지리교육전공)가 펴낸 '지역 정치생태학'은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는 개발과 성장 탐욕의 실체를 파악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저자는 초기의 비판적 안목의 정치생태학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전 세계 수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사례 연구를 정리함으로써 이해하기 쉬운 정치생태학, 즉 지역 정치생태학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저자는 비판적 안목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지역적·국가적·국제적 차원에서의 환경 사례 연구를 비교·검토했으며 이 과정에서 제3세계와 제1세계의 상황적 특징을 구분했다.

특히 제3세계와 제1세계의 환경 문제는 정부 실패와 시장 실패로 구분할 수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3세계에서는 제1세계의 시장환경주의가 주목받고 있으며, 반대로 제1세계에서는 제3세계의 공유재 관리 지혜를 배우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세계 지역 간 상반되는 시장환경주의의 강제와 공동체 기반 공유재 관리 교훈은 기존 환경 문제 해법의 모순을 명백하게 드러낸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독립적으로 산재된 문화인류학적 공동체, 공유재 연구와 대안 경제사회를 논의하는 특정 지역의 사례 연구를 고찰하며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물민영화, 상품화 한국사례로 '제주의 지하수 개발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제주의 지하수 개발은 1961년 애월읍 수산리에서 관정을 이용해 물을 채취하는데 성공하면서 시작됐는데 지금은 개발과 이용이 늘어나며 상품화 대비 공수화의 논쟁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지하수 이용 갈등은 정치생태학 관점에서 보면 세가지 한계를 드러낸다고 지적하고 있다. 첫째 제주 지하수 사용의 범주를 보면 농업용 이용이 전체 지하수의 61%에 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문제는 제기되지 않고 있다는 점, 둘째 제주도의 지하수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기관과 용도를 보면 상위 20곳 중 11곳이 골프장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는 것, 셋째 정부의 물산업 육성 계획은 해수담수화, 여과과정 기술 등의 기술분야를 강조하지만 제주도는 음료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이 지속가능한 환경과 사회를 향한 이해와 실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푸른길.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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