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Ⅵ](10)월경통과 자궁내막증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Ⅵ](10)월경통과 자궁내막증
생리 불규칙·심한 통증 반복되면 한번쯤…
  • 입력 : 2016. 03.25(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가임여성 60% 월경통… 1, 2차성 구분
다양한 요소 고려 수술·약물치료 시행
만성 골반통증·주기적 통증시 상담을


세상의 절반인 여성들만 느끼고 남성들은 알지 못하는 고통. 바로 여성들에게 있는 생리통이다. 주변에 쉽게 알리지 못한채 힘들어야 하는게 여성들의 숙명이기도 하다. 매달 불규칙한 생리나 심한 통증이 자주 반복되면 자궁의 건강을 의심해야 한다. 제주대학교병원 산부인과 박철민 교수의 협조로 월경통과 20~30대 여성의 대표적인 자궁 질환인 '자궁내막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월경통은 가임기 여성의 약 60%에서 나타나는 흔한 부인과적 증상이다. 월경통은 골반 내 특별한 이상 징후 없이 월경 시 주기적인 통증을 보이는 1차성 월경통과 골반 내의 병리적 변화와 연관돼 나타나는 2차성 월경통으로 나눠진다.



월경통은 가임 여성의 약 60%에서 발생하며 1차성 월경통과 2차성 월경통으로 나뉜다. 1차성 월경통이란 특별한 원인 질환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이며 2차성 월경통은 특정한 골반 질환에 의한 월경통을 의미한다.

박철민 교수

먼저 1차성 월경통에 대해 살펴보면 대개 초경으로부터 약 1~2년 이내 시작한다. 통증은 생리 시작과 함께 또는 시작 직후부터 시작해 약 2~3일간 지속되고 소염진통제에 의해 통증이 경감되는 특징이 있다. 소염 진통제는 약한 통증이 시작되거나 월경혈이 보이기 시작할 때 바로 투여하면 효과를 볼수 있다. 또 매 6~8시간마다 복용해야 더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피임을 원하는 경우에는 경구용 피임제나 혹은 '미레나'라고 불리는 자궁내 피임장치도 월경통을 감소시키는데 유용하다.

2차성 월경통은 대개 초경으로부터 수년이 지나고서야 시작된다. 통증은 보통 생리 시작 1~2주전부터 시작해 생리가 끝나고 나서도 수일간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경우엔 소염진통제에 의한 통증 경감이 덜해 수술적 치료를 요하는 경우도 있다. 2차성 월경통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자궁내막증과 자궁선근증을 들 수 있다.



자궁내막증이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밖의 복강(복벽으로 둘러쌓여 있는 배안의 공간) 내에 존재하는 것으로, 가장 많이 생기는 곳은 난소이며 직장 등 복강내 어디라도 병변이 생길 수 있다. 여성호르몬이 발병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주로 가임기 여성에서 발생하지만 사춘기나 호르몬 요법을 받는 폐경기 여성에서도 발생가능하다. 나라마다 보고된 유병율은 다르지만 대개 가임기 여성의 약 10~15%에서 발생한다. 월경통이 없는 정상인보다 만성 골반통이 있거나 불임인 여성에서 발견 빈도가 높다. 미국의 경우 만성 골반통 환자의 50% 이상에서, 그리고 불임 여성에서 30~40%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내막증은 생리중 자궁내막 조직이 생리혈과 함께 난관을 통해 역류, 복강으로 들어와서 자궁내막 조직이 착상돼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이 생리를 하는 경우 생리혈의 대부분은 질을 통해 배출되지만 일부는 자궁강과 연결돼 있는 난관을 통해 역류, 복강 내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것을 '역행성 월경'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여성에서 복강 내로 유입된 생리혈은 복강 내에서 자연적으로 흡수된다. 그렇지만 일부 여성의 경우 복강 내에서 생리혈이 흡수되지 못하고 여기에 포함돼 있는 자궁 내막 조직이 난소나 기타 복강 내의 여러 장소에서 자라나 병변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므로 초경이 빠른 경우 생리주기가 짧을수록, 생리양이 많고 생리기간이 길수록, 임신경력이 없는 경우 자궁내막증의 빈도가 높다.



자궁내막증의 진단

자궁내막증이 있는 경우 월경통 외에 성교시에 통증과 배변시에도 통증이 유발될 수 있으며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내막증이 심한 경우 복강내 장기의 유착을 유발해 난관의 운동성을 감소시키며, 난자 채취를 방해해 생식 능력이 저하되는 것이다. 자궁내막증은 병변의 위치와 침범된 장기, 병변의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다양한 증상을 보이므로 병력 청취만으로는 진단이 어렵다. 따라서 만성적인 골반통증이나 주기적인 월경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 후 질식 초음파 검사, 혈액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하다면 CT, MRI 혹은 진단적 복강경 수술을 시행한다.

치료는 증상의 종류, 정도, 연령, 불임 여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시행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소염진통제를 써보기도 하지만 효과가 적고 병변 자체가 호전되지 않는다. 증상 완화를 위해 다른 약물들도 쓰이기는 하지만 일시적인 호전만을 기대할 수 있어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수술의 목적은 보이는 모든 자궁내막증의 병변을 제거하고, 해부학적 이상을 교정하는 것이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 대부분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는데 확진을 위해 진단적 복강경을 시행하면서, 수술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수술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비교적 흔하므로 수술 후 추가적인 약물 치료가 필요하고 재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기적인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증의 원인이 되는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근층 내에 존재해 자궁이 비대해지면서 월경통과 월경과다를 일으킨다. 자궁에 혹이 생기는 자궁근종과는 달리 자궁 전체가 비대해지면서 자궁이 두꺼워지고 커지게 되는 것이다. 치료는 역시 환자의 나이와 향후 임신을 원하는 지 등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자궁내막증과 마찬가지로 약물 요법이 쓰이기도 하지만 증상완화에 도움을 줄 뿐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다. 향후 임신 계획이 없는 여성에서 빈혈을 유발하는 심한 월경과다 및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월경통이 있다면 자궁적출술이 최선의 치료 방법이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