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국민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투표하는 국민이 만듭니다. 정치인들은 표를 먹고 삽니다. 세상에 어느 정치인이 표도 주지 않는 사람을 위해 발로 뜁니까."
드라마 프레지던트의 한 장면이다. 이처럼 뒤통수가 얼얼한 정답이 있을까. 지난 19대 총선 연령대별 투표율을 살펴보면 20대 후반이 37.9%로 가장 낮은 투표율, 60세 이상이 68.6%의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치인들이 젊은이들을 위한 정책을 입안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필수코스로 재래시장으로 향한다. 어르신들의 표심을 잡기 위함이다. 상인들과 악수하고 음식을 입에 넣은 사진들은 방송, 신문, 인터넷에 도배된다. 매번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이 참으로 거북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한편으로 다시 생각해보면 젊은이들을 위한 필수코스는 찾아볼 수 없다. 어르신들을 찾아가 잘 부탁드린다며 큰절을 올리는 정치인들은 보았지만, 청년들과 함께 토론하며 본인의 정치신념을 밝히는 정치인들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러한 정치인들의 청년층에 대한 무관심은 바로 청년들이 정치를 혐오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정치는 쇼다", "뽑을 사람이 없다", "내가 관심 가져도 달라지지 않는다"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나 몰라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마음에 들지 않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국 결과는 같아진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 투표하지 않고, 더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가 당선이 된다. 다시 선거철이 되어도 또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가 당선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관심을 갖지 않는 행동이 악순환을 반복시키고 있다.
투표는 단순히 마음에 드는 후보자를 뽑는 행위가 아니다. 꼭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와 정당이 승리하는 것에 투표의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20대의 투표율이 높아짐으로써 자연스럽게 정치가들에게 자신의 신념을 인지시킬 수 있고, 정치권은 청년층 문제에 포커스를 맞추어 집중적으로 해결하려는 양상을 보일 것이다. 표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연령층을 중심으로 정책을 정하고, 메시지를 던져야 당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투표는 내 입장을 정부가 정책에서 반영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토크빌의 말이다.
더 나은 정부와 정치인을 갖고 싶다면 우리는 현명하게 투표해야 한다. 투표는 민주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지시키는 중요한 행위이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여 우리가 정치를 바뀌도록 만들 수 있다. 민주사회를 만드는 것은 국민이 아니라 투표하는 국민이다.
4·13 총선을 앞 둔 지금, 우리 모두 유권자의 권리 위에서 깨어날 때이다.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은 절대 보호받을 수 없다.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를 돌리지 말자. 낡은 정치를 새로운 정치로 바꾸는 힘은 국민의 '투표'에 있다. 이번 4·13 총선에 모든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현명한 한 표를 행사하여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강유나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