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아름다운 평화의 섬 제주에서 열리는 제11회 제주포럼의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반기문 UN 사무총장님과 무라야마 前 일본 총리님, 마하티르 前 말레이시아 총리님, 짐 볼저 前 뉴질랜드 총리님, 고촉동 前 싱가포르 총리님, 엔리코 前 이탈리아 총리님을 비롯한 참석자 여러분께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드립니다. 원희룡 도지사님과 제주평화연구원 문태영 원장님, 그리고 제주도민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이번 제주포럼의 주제는 ‘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협력적 리더십’입니다. 아시아의 국제사회에서의 비중과 역할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아시아 국가 간의 협력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국가들의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IMF는 오는 2030년에는 아시아가 전 세계 인구의 60%, 전 세계 GDP의 4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은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아세안 경제공동체 등 역내 경제통합 움직임도 매우 활발합니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어려움과 이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증대로 아시아의 경제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ADB는 올해 아시아 지역 경제성장률이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고령화와 소득불균형, 그리고 역내국가 간 인프라 격차 등과 같은 많은 과제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역사?영토?해양 이슈를 둘러싼 역내 갈등도 여전하고, 전략적 이익의 충돌, 지역안보 구도의 변화 가능성, 그리고 이와 관련한 경쟁과 견제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테러?난민?전염병 등 초국경적인 위협들도 상존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와 국제사회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서는 역내의 지정학적 지형 변화와 각국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른 경쟁과 협력을 미래의 발전과 안정을 위한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국가들이 국가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며 큰 나라든 작은 나라든 호혜적으로 공존해 나가려는 상생의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올해 제주포럼의 주제인 ‘협력적 리더십’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대한민국 정부는 ‘신뢰외교(trustpolitik)’를 통해 국제사회에 협력적 관계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국가 간의 관계에서 지속가능한 협력은 항상 상호 신뢰의 수준과 같이해왔습니다.
우리 정부는 신뢰외교를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협력을 구축하는 한편, 우리의 외교 지평을 전 세계로 넓혀 다양한 글로벌 아젠다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우선 ‘한반도의 비핵화를 구현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여 북한이 변화의 길로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진정성 있는 대화와 신의를 거부하는 북한의 행태와 셈법을 바꾸도록 함으로써 한반도에 진정한 신뢰 프로세스를 열어나가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동북아 차원에서는 주변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심화해나가고 있습니다. 미국과는 안보동맹을 넘어 우주협력 등 뉴프런티어를 개척하며 글로벌 전략동맹으로 발전해나가고 있습니다.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며, 대북 압박외교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일본과는 양국 간 가장 어렵고 힘든 과거사 현안이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타결로 새로운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또한 양자(兩者)뿐만 아니라 3자(者), 소다자(小多者) 등 다양한 방식으로도 역내 협력을 이끌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일·중 정상회의를 복원시킨 데 이어 올해에는 북극·교육·공공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3국 간 협력을 해나가고자 합니다.
역내 연성이슈 협력을 통해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동북아 평화협력구상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또한 글로벌 차원에서의 기여와 리더십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원조를 주는 나라로서 국제사회의 기대에 보답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강점이 있는 교육, 보건, 농촌개발, 그리고 평화유지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이런 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아프리카 방문도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며칠 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 인도지원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왔습니다만, 우리 정부는 인도주의 외교에도 우선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올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인 IPCC 의장국이자, 녹색기후기금(GCF) 및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유치국으로서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시계는 초침, 분침, 시침이 어김없이 움직여야 정확한 시간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시계의 각 부분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그 시계는 기능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손을 맞잡고 새로운 아시아의 시대를 함께 열어가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제주포럼의 개막을 축하하며, 이번 포럼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화합과 협력과 번영을 더욱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