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자연 향한 호기심과 열정의 역사

[책세상]자연 향한 호기심과 열정의 역사
존 앤더슨 작, '내추럴 히스토리'
  • 입력 : 2016. 08.26(금) 00:00
  • 홍희선 수습기자 hah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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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식물과 먹을 수 없는 식물을 구별하는 실용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자연사는 동식물과 자연경관에 관한 체계적 연구로 진화해왔다.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그에 따른 관찰은 세계관을 확장시켜 인류의 역사를 크게 바꾸어 놓았고, 자연 세계 속에 존재하는 인간에 관한 연구를 더욱 깊게 했다.

'내추럴 히스토리'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레이철 카슨에 이르기까지 서구 학자를 중심으로 자연사의 성쇠를 담고 있다.

생태학자인 저자 존 앤더슨은 "도시에 살아가는 인간의 비중이 커지면서 길들지 않은 자연에 관한 이해를 잃어버릴 위험에 있다"며 "우리가 인지하지도 못하는 것을 제거하기는 쉬운 반면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 것들에 대해 '마음을 쓰지 않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연을 연구했던 사람들 즉, 자연사의 성쇠를 살펴보고, 오늘날 다시 생태학으로 부활하는 과정을 풀어나간다. 고대 그리스부터 오늘날까지 자연학자의 전기와 여행기, 일기, 도감에 이르기까지 많은 자료를 검토해 자연을 알면 알수록 더 아끼게 되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확인할 때 더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연사는 인문학이나 자연과학에서 밀려났지만 환경오염, 기후변화로 인간의 생존에 위협받고 있는 시대에 연구실이나 실험실에 갇히지 않고 자연의 흐름을 읽어 줄 수 있는 학문이 됐다. 이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 자연학자 세 사람은 자연사의 쇠퇴와 생태학으로의 부활을 동시에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존 뮤어, 레이철 카슨 모두 대학을 박차고 나와 현장으로 갔고 자연의 소중함과 지혜를 일깨우며 현대 문명의 위기를 경고했다. 전도유망한 하버드 대학 과학도였던 소로는 결국 숲으로 들어갔고, '매사추세츠의 자연사', '월든'을 써서 현대 문명의 위기를 경고했다. 존 뮤어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으로 들어가 목동으로 일했고, 요세미티 협곡이 빙하작용의 결과라는 사실을 학계에 보고했으며 과학자들과 정치인인 루즈벨트 대통령 등을 자연으로 이끌었다. 평생의 꿈이었던 라틴아메리카 탐사 여행을 떠났다가도 개발업자들이 시에라네바다에 들이닥쳐 숲을 파괴하고 강물의 흐름을 바꾸려 하자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야생지역 보존에 헌신하는 '시에라클럽'을 만들어 업자들과 싸웠다. 해양생물학을 연구하고 정부 어류야생동물보호청에서 일하던 레이철 카슨은 직장을 그만두고 저서 '바다의 가장자리', '침묵의 봄'으로 무분별하게 쓰이던 DDT와 살충제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발했다. 삼천리. 2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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