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과 공존 제주…환경이 미래다(34)](16)생물주권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하)

[청정과 공존 제주…환경이 미래다(34)](16)생물주권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하)
육·해양 복합생물자원관 설립 서둘러야
  • 입력 : 2016. 09.06(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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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2009년부터 국비 933억원을 들여 2015년 7월 개관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다양한 생물자원 연구 최적지 불구
제주 국립생물자원관 번번이 무산
환경부 "제주 차별화 전략 세워야"

독보적인 국제보호지역이자 생물자원의 보고인 제주에는 해묵은 현안이 여전히 미제로 남아 있다. 바로 제주권 국립생물자원관 건립이다. 생물자원관은 생물자원의 확보와 연구, 소장·관리, 보전대책 수립, 생물산업 기반 구축 등을 주로 담당하는 생물다양성 거점 기관이다.

환경부는 당초 제주권에도 국립생물자원관 지소 설립이 필요하다는 2002년 보고서를 토대로 생물권자원보전 종합대책(2005∼2014년)을 마련했었다. 이어 자연환경보전 기본계획(2006∼2015년), 제1차 야생동식물보호 기본계획(2006∼2010년)을 수립, 수도·중부·호남·영남·강원·제주 등 6개 권역별로 생물자원관을 건립키로 했다.

환경부는 그러나 2010년 10월과 같은 해 12월 각각 발표한 생물자원 보전·관리 및 이용 마스터플랜, 2010년 12월 제2차 야생동식물보호 기본계획에서 종전과 달리 호남·제주권을 호남권에 통합하도록 계획을 바꿨다. 이에 따라 제주권 생물자원관 건립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후에도 제주에서는 제주권 생물자원관 건립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나 번번이 좌절돼 왔다.

제주권 국립생물자원관 건립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제주지역 생물자원 종합관리 전략개발'에 대해 연구용역중인 제주테크노파크(이하 JPT)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지난달말 최종보고회에서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 기반 확립을 통한 제주가치 구현을 위해 모두 4개 전략과 14개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주요 실천과제로 제시된 것이 바로 제주 생물다양성 종합관리기관 설립 운영에 관한 것으로, 바로 제주권 국립생물자원관을 지칭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생물다양성 국제협약과 나고야 의정서 범정부 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총괄적 제주권 전담 대응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고야 의정서는 생물자원의 이용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생물자원의 제공자와 이용자 간에 공평하게 나누는 것을 목적으로 2010년에 채택돼 2014년 10월에 발효됐다. 각종 생물자원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지역이나 국가가 지식자산으로서의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하므로, 이에 대비한 유전자원 발굴과 정보 획득 및 자료 정립이 매우 중요해졌다.

국가생물자원의 발굴과 보전, 그리고 이용에 따른 제주권 생물다양성 전략 추진체계 수립을 위한 콘트롤 타워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다양한 생물종과 육지지역과는 다른 고유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생물자원 연구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제주는 육상생물은 환경부가, 해양생물은 해양수산부로 생물자원의 관리가 이원화돼 있다. 이에따라 제주권 국립생물자원관은 육상생물과 해양생물을 아우르는 복합생물관 형태로 건립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제주권 국립생물자원관은 분담·보완·특성화를 위해서도 제주가 적지라는 평가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총괄하는 자생생물자원 수집 보전 연구 기능을 '분담'하고 국립생물자원관이나 국립생태원이 담당하기 어려운 제주지역 특산종과 멸종위기 종의 조사·보전·관리, 제주지역 고유종을 활용한 기후변화 모니터링과 적응대책을 추진하는 '보완' 기능이 요구된다. 특히 제주 고유생물자원, 유용생물과 전통지식 등 제주권 소재를 발굴·정리하고 전시·교육체험, BT산업 지원에 이용하는 특성화 전략이 요구된다.

환경부는 제주권 국립생물자원관 건립에 난색을 나타낸다. 최근 최종보고회에서도 환경부 관계자들은 제주만의 차별화와 특성화 전략을 요구했다. 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충분한 명분과 근거를 우선 제시하라는 주문이다. 제주도가 특히 유념해야할 대목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세계자연유산 등 국제보호지역 특성을 최대한 설득하면서 제주권 국립생물자원관 건립을 위해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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