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세상]이 시국에 진실하지 못한 사람들

[주말영화세상]이 시국에 진실하지 못한 사람들
  • 입력 : 2016. 12.02(금) 00:00
  • 손정경 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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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씽: 사라진 여자 천사 같던 그녀의 새빨간 거짓말
작은 형 형의 돈을 노린 사기꾼 동생의 천사 코스프레


그토록 '진실한 사람'을 원하던 분의 '진실하지 않음'으로 온 나라가 분노하고 있는 지금, 공교롭게도 철저한 계산과 속임수로 누군가에게 접근한 이들을 다룬 영화 두 편이 같은 날(11월 30일)개봉했다. 이언희 감독의 '미씽: 사라진 여자'(이하 미씽)와 심광진 감독의 '작은 형'이다. 믿었던 이가 숨소리조차 거짓임을 알게 되는 영화 '미씽', 목적을 위해 철저히 양의 탈을 쓰는 이가 주인공인 영화 '작은 형'. 이 '진실하지 않은 사람들'은 과연 어떤 결말과 마주하게 될까?

▶미씽: 사라진 여자=이혼한 워킹맘과 중국인 보모. 지극히 현실적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이혼한 워킹맘 지선(엄지원)에게 딸 다은을 돌봐주는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는 늘 고맙고 위안이 되는 존재다. 한 치의 의심 없이 한매를 믿었던 지선. 그런데 한매가 돌연 딸과 함께 사라진다. 지선은 경찰과 가족에 이 사실을 알리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의사 남편을 운운하며 양육권 소송 중 일으킨 자작극이라 의심받기에 이른다. 결국 오롯이 홀로 딸을 찾아다니던 지선은 점점 한매의 모든 것이 거짓임을 알게 된다. 이름, 나이, 출신 어느 하나 사실인 게 없다. 대체 한매는 누구일까. 지선은 5일간 한매를 추적하며 그녀의 실체에 대한 퍼즐 조각들을 맞춰 나간다. '미씽'은 영화소개의 서두를 '천사 같던 그녀의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거짓보다 더 무서운 진실'로 시작한다. 그녀가 꼭꼭 감추고 있는 그 진실은 대체 무엇인지. 아무리 직시하기 두려운 진실이라도 엔딩에서는 밝혀져야 하지 않을까. 현실에서도 말이다. 100분. 15세 관람가.

▶작은 형=형 동근(진용욱)의 생사조차 관심 없던 전과자 동생 동현(전석호)이 7년 만에 형을 찾는다.

그의 관심은 오직 두둑한 형의 통장. 부동산 사기로 2년형을 산 뒤 출소한 동현은 일주일 내로 1억이 넘는 돈을 갚아야 한다. 채권자의 요구대로 신장 한쪽을 떼어주고 절반을 탕감받아도 갚아야 할 돈이 6000만원에 달한다. 평생을 사기꾼으로 살아온 그에게 아이큐 48의 지적장애 형은 손쉬운 상대로 여겨졌다. 하지만 가슴 한 쪽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뜻밖의 가족애와 너무나 순수한 형의 주변인들로 인해 목적달성이 어려워져만 간다. 과연 동현은 가족의 힘으로 개과천선할 것인가 아니면 쭉 능력 있는 사기꾼으로 남을 것인가. 온통 거짓뿐이던 이 남자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여전히 입만 열면 거짓뿐인 '그들'의 앞날은 어떨까.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할 이들이 많은 주말이다. 110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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