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에 문학이 필요한 이유' 특별강연

'우리 시대에 문학이 필요한 이유' 특별강연
허상문 교수 한라일보 신춘문예 특강
"문학 통해 인간다움 회복해야"
  • 입력 : 2017. 01.11(수) 11:58
  • 김희동천 기자 hallapd@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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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들은 묘한 습성이 있었다고 합니다. 말을 타고 달리다가도 중간에 한번씩 서서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는지를 돌아본 것입니다. 문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영혼, 마음가짐을 지키기 위해 애쓴 사람들이었습니다."

허상문 영남대학교 교수(문학평론가)는 10일 제주 아스타호텔에서 열린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 앞서 '우리 시대에 문학이 필요한 이유'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최근 한국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사태로 말문을 연 허 교수는 자본주의 또는 후기 자본주의 시대가 부른 인간의 타락을 최소화하기 위한 문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허 교수는 "지난 1년 동안의 사태는 산업주의 경제개발을 급격히 이룬 우리나라에서 그 부작용이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러한 사항들보다 더 심각하고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가 받게 된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회복하느냐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이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문명화·자본화·기술화되는 만큼 비인간화·세속화돼 온갖 범죄를 저질러 과연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며 "영혼 없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영혼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또 "1년 내내 우리를 힘들게 만든 사태들을 보면서 마음과 영혼을 다독이고 인간다움을 회복할 것이냐 하는 문제들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라며 "종교나 정신적인 역할이 물론 중요하지만 가장 손쉽게 마음 다스리고 영혼을 돌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문학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컴퓨터와 TV를 아무 생각없이 눈으로만 보는 행위는 인간의 상상이나 정신을 정지하게 만든다"며 "반면 책은 한 페이지를 파악하지 않으면 다음 페이지로 넘길 수 없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사색하고 명상하면서 능동적인 사고 행위를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허 교수는 "시와 문학이 그리움을, 사랑을, 추억을, 동경을 대신할 순 없다"며 "그러나 시가 있기 때문에, 문학이 있기 때문에, 우리들의 삶은 더욱 따뜻해지고 더욱 빛나고 더 적게 타락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문학을 헤아리고 사랑해야 한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영상취재 : 김희동천 기자, 강동민 기자 / 글 : 표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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