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路 떠나다]매화축제

[길 路 떠나다]매화축제
추위 뚫고 터트린 꽃망울, 축제는 시작됐다
  • 입력 : 2017. 02.10(금)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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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매·휴애리 등 제주섬 곳곳서 매화축제

입춘이 지났다지만 여전한 겨울이다. 다가오는 봄을 시샘이라도 한 듯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친다. 이런 계절에도 매화는 꽃을 피운다. 추위 속에도 강인하고 고고하게. 다른 나무보다 꽃을 일찍 피워낸다고 해 '화괴(花魁·꽃의 우두머리)'라고 불린다.

제주섬 곳곳에선 이미 축제가 시작됐다. 매화는 서서히 꽃을 피워내며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붉은 꽃을 피워내는 홍매(紅梅)는 이제 막 개화를 준비하기 시작했다지만 백매(白梅)는 하얀 꽃을 소담하게 피워냈다.

▶매화 꽃길 따라 보물찾기= "홍매는 아직 피기 전이지만 흰 매화꽃은 거의 다 피었어요.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보단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꽃을 더 일찍 볼 수 있게 됐죠." 노리매 관계자가 말했다.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노리매는 일찌감치 축제에 들어갔다. 지난 4일부터 3월5일까지 이곳에선 올해로 다섯 번째 매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노리매는 '놀이'와 매화의 '매'자를 따서 만든 이름으로 '도시형 테마파크'로 꾸며졌다.

노리매 매화공원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하얀 솜처럼 꽃을 피워낸 매화 꽃길이 들어온다.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걷기에도 좋다. 걸음을 반기는 건 매화만이 아니다. 수선화와 목련, 작약, 동백나무 등 사계절 내내 다양한 꽃이 피었다 진단다.

축제 기간 노리매에선 매일 보물찾기가 열린다. 매화가 핀 공원 곳곳이 놀이의 무대가 되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함께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스탬프 투어, 매실차 무료 시음회가 방문객을 맞는다. 체험비를 내면 참여할 수 있는 매화나무 만들기, 매화 팔찌 만들기, 매화 목걸이 만들기, 매화 양초 만들기 등도 진행된다.

▶매향으로 전하는 봄 소식= 휴애리 자연생활공원도 열한 번째 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에 자리한 이곳은 매화 축제로 봄소식을 전한다. 축제 초대글에는 이런 문구가 담겼다. "어느새 하늘만큼 넓은 매화세상이 열렸습니다. 한라산 끝자락 휴애리에 봄을 깨우는 매화 향기가 가득합니다."

이 말마따나 휴애리에선 한라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수백여 그루의 매화나무 사이로 바라다보이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제주의 작은 마을을 닮은 휴애리에선 시간도 더디게 가는 듯하다. 마을 안길처럼 좁은 길을 따라 걸으면 제주 자연과 일상을 느낄 수 있는 휴식·체험 공간이 차례로 들어온다.

축제가 열리는 기간, 휴애리에는 장이 선다. 제주 특산물과 수제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이다. 동물 먹이주기 체험과 흑돼지쇼, 승마체험, 야생화 자연학습체험 등 상설 체험 프로그램도 어김없이 진행되며, 이 기간 보호자와 함께 방문한 어린이(도민)와 도내 장애복지단체는 무료 입장할 수 있다.

한림공원에서도 이달 26일까지 매화축제가 진행 중이다. 공원 내 매화·수선화 정원에는 80년생 능수매화가 버드나무처럼 고개를 떨어뜨리고 수줍게 자태를 뽐낸다. 20년 이상 된 백매화, 홍매화, 청매화 등도 꽃을 피워 봄소식을 전한다.

굳이 축제가 아니어도 서귀포시 걸매생태공원, 칠십리시공원 등에서 매화를 만날 수 있다. 서귀포 시내와 멀지 않은 데다 두 곳 모두 유료 관광지가 아니라 언제든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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