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푸르게 도심을 정원으로] (1)프롤로그

[제주를 푸르게 도심을 정원으로] (1)프롤로그
재선충병 생채기 100만 그루 심어 치유
  • 입력 : 2017. 02.21(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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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숲은 우리 세대에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재선충병이 휩쓸고간 제주 산야에는 지난 10여년간 소나무 170만 그루가 잘려 나갔다. 그 자리는 황량하고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고내봉 재선충 피해현장. 강희만기자

산림에 대체조림 미래숲 조성
녹색지대 확대·도시숲 화두로
싱가포르 '정원도시' 등 진단


제주 산림생태계의 가장 이슈는 소나무재선충병과 기후변화로 요약된다. 도민의 삶과 애환을 함께 해온 제주의 숲은 우리 세대에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소나무재선충병이 2004년 제주에서도 처음 확인된 이후 해송림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재선충병이 휩쓸고 간 제주의 산야는 벌겋게 물들어 죽어가는 소나무들로 가득했다. 지난 10여년간 소나무 170만 그루가 잘려 나갔다. 그 자리는 황량하고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생명의 숲 살리기는 황폐해진 제주산림의 청정성 복원을 위한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미래 숲을 조성하는데도 초점을 맞추고 산림의 공익적 가치와 산림휴양 기능을 증진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제주도는 올해 국비와 지방비, 민자 등 161억원을 들여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지에 20만여 그루를 대체 조림하고 도시숲, 도시녹화, 가로수 식재를 범도민이 참여하는 운동으로 확산시킨다.

생명의 숲 살리기 캠페인은 1970~80년대 전국토를 대상으로 추진했던 치산녹화사업 이후 제주에서 실시되는 가장 규모있는 녹화사업이다. 해송 피해지는 편백, 종가시, 황칠, 동백, 산딸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로 조림된다. 제주의 숲 지형과 관리에 일대 변혁을 예고한 셈이다.

많은 도시들은 녹색지대를 넓히고, 도시숲의 미래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대형 숲보다 소규모 공원과 정원을 넓혀가고, 주민 참여형 운영방식을 다양하게 번식시키고 있다. 도시숲은 도시녹화운동이다. 도심의 공한지, 건물 사이의 자투리땅 등에 아름답고 쾌적한 녹색생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도시숲은 휴식공간과 소음 감소, 대기 정화는 물론 지역단위의 랜드마크 역할도 한다. 사회 문제로 대두한 폭염과 미세먼지에 도시숲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산림청의 설명이다. 제주에도 지난 2008년 이후 93㏊, 100곳에 도시숲이 만들어졌다. 시민과 기업이 함께하는 참여형 도시숲은 여전히 과제다.

도시숲과 정원도시의 본보기는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정원속 도시(시티 인 가든)'를 표방하고 오랜 기간 300여개의 크고작은 공원을 만들어 왔다. 단순히 도시 안에 많은 정원을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도시가 정원 속에 자리한다는 개념이다. 정원과 정원 사이의 거리는 보통 250m, 멀어도 400m 이내에 정원이 있다.

산림청은 지난해 정원문화 확산계획을 담은 '제1차 정원진흥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추진될 1차 계획에는 1조 6000억원 규모의 정원산업시장 육성을 위한 정책이 담겼다.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공동주택 단지나 마을 유휴지 등에 공동체 정원을 조성해 소통과 도시재생 모델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원박람회나 가든쇼 등을 개최하고 정원과 지역 문화축제·음악회·전시회 등을 결합해 융·복합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자원인 오름과 곶자왈, 꽃과 나무 등을 활용해 제주의 독특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힐링문화공간으로 가칭 '제주국가정원' 조성계획을 마련하고 올해 용역을 실시한다.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수목원을 도심 정원형 수목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주변 토지 매입을 추진중이다. 강시영 선임기자·김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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