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사드, 제주관광의 길에 대한 의식변화 가져와

[목요담론]사드, 제주관광의 길에 대한 의식변화 가져와
  • 입력 : 2017. 03.23(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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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자본'을 국가경쟁력과 지속적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하고, 구성원들 간의 사회적 신뢰를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이를 관광에 적용한다면 관광에 있어 사회적 자본은, 지역주민의 관광객에 대한 친절, 배려, 긍정적 시각 등의 태도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관광의 사회적 자본은 지역의 역사·문화적 배경, 시민의식, 경제수준과 연관성이 있으며, 관광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시키고 지속가능한 관광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광 참여자에 대한 꾸준한 전문교육을 통한 자긍심 고취와 주민들의 환대의식 제고 등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들이 관광으로 인해 얼마나 경제적 체감을 느끼느냐 일 것이다.

관광의 기본적인 요소를 흔히 관광객, 관광업체, 관광자원으로 구분한다. 관광지라는 지역의 주체인 '지역주민'이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관광에 대한 현상적 정의에서는 주민과 관광객 사이의 상호작용을 곧 관광이라고 하고 있다. 따라서 주민 주도(혹은 지역 주도)의 관광은 경제적 편익과 더불어 제3자 혹은 관망자에서 벗어나 관광객과의 상호작용의 주체가 된다는 측면에서, 관광을 바라보는 시선을 따스하게 하고, 관광의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지역주도형 관광은 관광의 낙수효과를 지역으로 이전하고 주민의 체감성을 높인다는 뜻에서 주민체감형 관광이라 부르기도 하며, 행정의 공급적 측면에서는 지역과 밀착화 된 자원개발에 있어 지역민이 주체가 되는 관광사업을 추진한다고 해서 지역밀착형 관광이라 부르기도 한다.

대규모 관광투자의 경우 관광인프라가 지역 기반의 고유성을 담지 못하고 일반화된 글로벌 콘텐츠로 전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지역주도인 경우 소규모지만 그 지역의 주민들이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역의 자원(자연, 문화 등)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지역주도 관광은 최근 관광객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제주의 원형(돌집, 돌담, 오름 등) 등을 소재로 하고 있어, 제주만의 차별적 콘텐츠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으며, 또한 6차산업화를 적용하면 지역경제 시너지는 더 커지게 되며, 이로 인해 1차 산업 분야까지 지역의 관광 참여자는 늘어나게 되고, 결국 관광에 대한 지역주민의 정서와 태도에 긍정적 효과를 끼치게 된다.

최근 중국당국의 한국관광 금지조치 이후, 제주사회는 여태껏 관광의 돌발 악재 시에 나타나는 모습과는 아주 다른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적 타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주민과 관광객이 공존하고 서로 행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제주관광의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고민하고 있고,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1970년대 이후 관광으로 앞만 보고 숨차게 달려왔던 제주가 피로해져 있지는 않는가라는 생각도 든다.

관광의 질적성장 핵심은 지역주민의 행복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광으로 지역주민이 행복하다면 관광객이나 이주민 또한 행복해진다. 오랫동안 영위해온 제주관광 산업의 구조를 한순간 질적관광 체계로의 변신은 어렵다. 특히 주민이 주체가 되는 지역관광은 속도가 더디다. 그렇지만 이러한 콘텐츠는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며,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나타난 제주사회의 의식 변화와 산업의 구조적 변화 요구를 발판으로 삼아, 지역관광에 더 많은 관심과 속도를 내야 한다.

<오창현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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