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업과 건설업으로 대표되는 수주산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수주산업에 속한 대표기업들이 수 년간 이익을 실현하다가 일시에 대규모 손실로 전환되는 소위 Big Bath 현상으로 논란이 되었기 때문이다. 수주산업에서 Big Bath가 발생하는 이유는 최근 저유가에 따른 발주처의 지급능력 악화, 과도한 수주경쟁에 따른 저가수주 및 경험부족에 따른 수업료 지출 등이 주요인이나 추가적으로 수주산업이 갖고 있는 특수한 회계처리방법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수주산업은 장기간 공사가 이루어지며 진행기준에 따라 수익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공사예정원가 및 공사변경금액에 회계적 추정이 많이 포함된다. 이러한 추청치는 합리성이 전제되어야 하나 이들 전제가 무너지는 경우 장부상 이익이 일시에 대규모 손실로 전환되는 현상이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미청구공사는 수주산업에서 해당 회사의 부실가능성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판단지표가 된다. 미청구공사는 공사미수금의 한 종류로서 공사는 진행되었지만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채권금액을 의미하며 다음의 세가지 원인으로 발생한다. 첫째, 회사가 인식한 회계상 진행률과 발주처가 인정하는 공정진행률 간에 차이가 있을 경우 미청구공사가 발생한다. 건설 및 플랜트 공사의 경우 공정진척도에 따른 기성확인을 통해 공사대금을 청구하게 되는 데 양 진행률 간 차이 발생은 회사의 예정원가 추정이나 발생원가의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양 진행률의 차이가 합리적으로 설명되면 문제가 없으나 그렇지 못하다면 이들 금액은 잠재부실로서 향후 손실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게 된다. 둘째, 공사계약금액 변동에 대해 회사와 발주처 간에 이견이 있을 경우에도 미청구공사가 발생될 수 있는 데 확정되지 않은 공사계약금액의 변동에 대해서는 회사가 궁극적으로 발주처에 청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주처가 공사변경금액에 대해 승인할 가능성이 낮다면 공사변경효과에 따라 장부상 인식된 미청구공사는 잠재부실로서 향후 손실로 귀결된다. 셋째, 대금지급조건의 차이로 발생할 수 있다. 조선업의 경우 대금지급조건이 Heavy tail방식(건조 초기 보다는 선박인도시 대금을 많이 받는 구조)이 흔한데, 이 경우 선박건조가 진행될수록 미청구공사 금액이 증가하게 된다. 발주처로부터 대금회수가 확실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으나 발주처의 지급능력악화로 대금회수가 불가능하게 되면 이 또한 손실로 귀결된다.
미청구공사의 절대적인 금액만을 기준으로 회사의 잠재부실을 판단할 수는 없다. 미청구공사의 발생원천 및 발생원인과 공사예정원가 및 공사변경금액 추정치의 합리성에 대한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만일 미청구공사 금액변동에 대해 특별한 원인이 분석되지 않고 공사예정원가 및 공사변경금액 추정치의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잠재부실이 내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금융당국은 수주산업의 Big Bath 현상이 계속되자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공사변경금액과 진행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사예정원가 추청치의 변동내역 공시 및 사업장별 미청구공사 잔액 공시를 포함한 정보공개 확대, 감사위원회 역할 및 책임 강화, 핵심감사제 도입을 통해 자의적 판단을 제한하기 위한 보완장치를 마련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문상철 삼일회계법인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