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정책 활용하면 제주 정착 충분"
대기업 임원에서 5년전 이주
"제주에서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체계적인 교육을 해주고 있어요…, 이러한 교육들을 잘 활용하면 이주는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대기업 임원으로 재직하며 경쟁사회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하던 이형재(66)씨. 그는 어느 날 서울이란 경쟁사회에 삶이 지쳐 은퇴를 결심하고 2012년 부인과 함께 제주를 찾는다.
최근 그가 운영하고 있는 박수기정이 아름다운 서귀포시 대평리 소재 '동심원' 농장을 찾았다. 이형재씨는 지인과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해 감귤나무를 옮겨 심는 성목이식사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주위 다른 밭과는 조금 다르게 그의 밭은 감귤나무와 나무 사이가 크게 떨어져 있었다.
그는 "다른 밭에 비해 감귤나무가 절반 수준이지만, 감귤나무도 사람처럼 똑같은 감정을 갖고 있다"면서 "감귤만 무조건 많이 달린다고 좋은 건 아니다. 나무에 햇빛을 고루 주고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면 그게 소비자도 좋아하고 제주의 감귤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감귤을 사랑하는 그 이지만, 그는 감귤 농사를 한지 4년밖에 되지 않았다. 2012년 부인과 제주를 찾아 어쩌다 구입한 과수원으로 농사를 하겠다는 결심을 한 후, 정착을 위해 제주도·서귀포시에서 진행하는 감귤 관련 교육 등을 빠짐 없이 참석했다.
그는 "아름답고 깨끗하고 따뜻해서 제주를 찾았고, 아내와 함께 경치 좋은 곳에 집을 짓고 살기 위해 땅을 구입했는데, 알고보니 과수원이었다"면서 "농사를 짓기 위해 1년동안 감귤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고 서귀포시농업기술월을 찾아 감귤에 대한 농사 방법을 익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원주민들과 정착주민들의 화합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음악 문화제 '드르파티'를 4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씨는 제주어 '드르팟(들녘)'에서 영감을 받고 '드르파티'를 구상해 냈다.
그는 "한 아티스트와 함께 제주가 좋아 정착한 아티스트들을 모집하고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2013년 첫 드르파티를 개최했다"면서 "이주민들과 원주민들의 예술을 통한 화합의 의도로 개최한 것이 어느덧 4년이 지났고 지난해 열린 공연때에는 모 호텔 야외수영장에서 아티스트, 주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하면서 대규모 파티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로 이주를 생각하는 이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역에 현안과 관련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제주의 문화를 이해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제주로 이주를 생각해 제주를 찾았다면, 본인 스스로 먼저 원주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착초기 힘들다고 한동안 이주민끼리만 만나 정보를 교환할 수 있지만 그게 길어지면 또 하나의 모임이 생겨 원주민들과 벽을 만들게 된다"면서 "2~3년 내에 지역사회에 뛰어들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그 모습을 지켜본 원주민들도 인정해 주고 반겨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