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가 이슈&현장]제주국제관악제 성장 위한 과제는

[제주문화가 이슈&현장]제주국제관악제 성장 위한 과제는
조직위원회 사무국 상설화 시스템 갖춰야
  • 입력 : 2017. 08.22(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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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제주국제관악제 참가자들이 광복절인 지난 15일 제주문예회관에서 탑동 해변공연장까지 시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토박이 관악인 열정 넘어 지속가능한 운영 체계 요구
해녀문화 만남·밖거리 음악회 등 이벤트 연주에 치중
유료 무대 도입 등 관악제만의 프로그램 차별화 필요


제주국제관악제가 서울 연주회를 포함 10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17일 막을 내렸다. 제주국제관악제는 이번에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무대에 올랐다. 카자흐스탄에서 스페인까지 이국의 연주자들이 제주땅을 밟아 시원한 나팔 소리로 무더위를 식혀줬다.

이번 행사는 스물두번째 제주국제관악제와 열두번째 제주국제관악콩쿠르로 짜여졌다. 휴가철에 열리는 음악 축제인 만큼 제주도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음악 선물을 안겨줬다. 하지만 제주국제관악제가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몇 가지 과제를 넘어야 한다.

▶비슷한 형식의 찾아가는 공연 늘어=22개국 3700여명이 참가한 제주국제관악제는 제주지역 공연장은 물론 해안마을 포구, 도서관, 서점, 미술관 등에서 연주가 이루어졌다. 제주 전역을 축제장으로 만들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지만 관악제만의 색깔을 만들진 못했다. '찾아가는 공연' 프로그램인 해녀문화와 함께하는 관악제, 밖거리 음악회, 우리동네 관악제가 혼재되며 이벤트성 연주만 늘었다.

대표적 실내 공연장인 제주아트센터는 초등 관악경연이나 마지막날 콩쿠르 입상자 음악회를 빼면 객석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실내외 연주가 차별화를 꾀하지 못하면서 일부 단체는 공연장마다 똑같은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좀 더 친절한 곡목 해설이 요구되는 일부 전문앙상블 연주는 프로그램 안내 전단이 빈약했고 사회자의 해설도 성의가 없었다.

이는 축제 개설 이래 거의 모든 공연을 무료로 개방해온 관악제의 운영방식과 무관하지 않다. 공짜 공연으로 관람 문턱은 낮아졌지만 관악제를 기다리는 고정 청중 개발엔 더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주아트센터 연주 등 관악제가 주목하는 무대를 차별화하고 유료로 진행하는 등 변신이 필요하다.

▶축제 시기 분산 연중 프로그램 운영을=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사무국 인력과 전용 공연장 마련은 여전한 숙제거리다. 1995년 제주국제관악제를 출범시킨 제주 토박이 관악인들의 열정을 넘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주문을 해왔지만 변화가 거의 없다. 관악제 전용 극장이나 거리 조성은 구호에 그치고 있고 20년이 넘는 관악제의 역사를 보여줄 기념관이나 기록관 설치 역시 요원해 보인다. 사무국 공간은 올해 간신히 제주영상미디어센터 지하를 벗어나 지상 신산갤러리 자리로 옮겼지만 관악제가 다가오면 인력을 끌어모아 홍보·기획을 맡기는 일을 되풀이해왔다. 관악제는 내년에도 계속 되겠지만 연중 축제를 준비할 수 있는 안정적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

지금처럼 행사 기간에 수십개의 공연을 몰아서 보여주기 보다 특별 연주회, 전문 강좌 등 연중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축제 시기를 분산하는 방법은 어떤가. 전체 프로그램 가짓수를 줄이더라도 안방에서 마련된 관악제를 통해 제주 관악인들이 성장하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 이는 체계적인 기구 운영이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조직위 상설화 기반을 다지는 방법도 된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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