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29) 흉곽기형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29) 흉곽기형
오목·새가슴 선천적 기형… 적절한 시기 치료 바람직
  • 입력 : 2017. 09.28(목)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흉벽 함몰로 척추측만증 등 질환 유발
어린이들 또래 보다 성장 더딜 수 있어
수술적 교정법 '너스 수술법'으로 치료
만3~5세 교정시 성장·발육에도 도움


이종근 교수

저출산고령화 시대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아이들을 보기 힘든 시절에 아기 울음 소리는 가정은 물론 국가적인 경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건강하게 자라던 아이들이 일정정도 성장한 뒤 신체 일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애기때는 몰랐던 것 중 하나가 자라면서 아이의 가슴 모양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가슴이 움푹 패인 오목가슴이나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튀어나온 새가슴인 경우다. 제주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이종근 교수의 도움으로 오목가슴이나 새가슴 등 흉곽기형에 대해 알아본다.

흉곽기형 환자의 상반신.

3세의 어린아이가 감기증상으로 개인 소아청소년과를 다녀온 뒤 흉곽기형이 의심된다며 종합병원 흉부외과 방문을 권유 받았다. 부모는 아이의 성장이 걱정돼 다시 종합병원을 찾았다. 병원 진단에서 향후 수술적 교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 또 중학생인 한 환자(만 13세)는 초등학교 때부터 흉곽 양쪽이 움푹 패이는 것처럼 보였다가 최근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흉곽기형-오목가슴이라는 진단을 통해 수술적 교정을 받았다. 적절한 시기에 교정이 필요한 선천성 흉곽기형은 기능상 혹은 외견상의 문제로 고통을 받다가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목가슴은 가슴이 안으로 움푹 들어간 선천성 기형 질환이다. 가슴의 연골이 들어가면서 가슴뼈 아래가 안쪽으로 함몰되는데, 이 모양이 오목해 보여 붙은 이름으로 이 질환을 가진 한국인은 1000명 중 1명꼴에 달할 정도로 흔한 편이다.

제주대학교병원을 방문한 환아 A의 흉부CT에서 움푹 패인 흉곽(화살표)을 확인할 수 있다.

오목가슴과는 반대로 선천적으로 가슴 전면부가 과도하게 앞으로 돌출된 가슴을 말하는 새가슴도 있다. 오목가슴보다는 드물며 대개 오목가슴의 1/10 정도의 발생빈도를 나타낸다.

원인은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하부 흉골과 인접 늑골 사이를 이어주는 연골이 과다하게 성장해 흉골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안으로 함몰되는 선천성 기형으로 알려져 있다(늑연골의 이상 발육이 원인이다).

때문에 성장하면서 함몰의 정도가 더욱 뚜렷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부에서는 특정 질환들과 연계돼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간혹 가족력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에서는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이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다.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수술 받은 환아 B의 흉부외관 및 수술 후 X ray에 삽입돼 있는 막대가 선명하게 보인다.

새가슴의 경우 흉벽이 튀어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내부장기를 압박하는 경우는 드물며 이보다는 미관상의 문제로 교정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한 교정으로 흉곽을 압박하는 보조기 착용이 치료법으로 쓰인다.

오목가슴의 문제는 외형상으로 보기가 흉해 환자에게 심리적 고통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함몰된 흉벽이 심장이나 폐를 압박해 기능장애가 발생하고 폐렴, 척추 측만증과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어린아이라면 감기나 폐렴 등의 호흡기질환이 반복해 발생하기 쉽고, 뼈가 움푹 들어가 있어 폐의 용적도 작아지면서 호흡과 운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또래보다 성장이 더딜 수 있다. 이에 비해 성인이나 청소년기 오목가슴 환자들은 주로 미관상의 문제로 정서적 고통을 받다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오목가슴의 수술적 교정은 보통 '너스(Nuss) 수술법'으로 치료한다. 양 옆구리 부위를 1㎝가량 절개한 뒤 교정용 금속막대를 넣어 함몰된 가슴뼈를 들어 올려 교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넣은 금속막대는 가슴뼈 교정 후 2~3년 뒤에 제거한다. 하지만 이 수술법에도 문제가 있다. 탁월한 미용효과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았지만 삽입된 금속막대가 고정되지 않고 움직여 수술이 실패하거나,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빈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옆구리에 넣는 막대를 두 개 내지 세 개 삽입하고 서로 연결하는 '교량판'을 이용해 막대가 움직이는 것을 봉쇄하는 방법도 제시되고 있다.

오목가슴은 적절한 시기에 교정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며 만 3~5세에 교정해주면 초등학교 입학 전에 증상을 고칠 수 있다. 성장, 발육에도 도움이 된다. 치료 시기가 늦어질 경우 교정의 기간이 길어진다거나 통증이 심하고, 막대 제거 후 원상 복구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62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