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오모리를 만나다/ 한라일보-日 토오일보 기사교류](8)방언

[일본 아오모리를 만나다/ 한라일보-日 토오일보 기사교류](8)방언
하나의 아오모리현… 3개의 방언
  • 입력 : 2017. 10.13(금) 0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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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부 방언의 날’ 무대에서 난부 방언으로 구성된 연극을 선보이는 어린이들.

현 중서부·남동부·동북부별 쓰이는 방언 달라
방언으로 작품·이야기 선보이는 '방언의 날' 운영
쓰가루 방언 간결한 표현 깊은 뜻… 짧은 시 적합
지역정체성 담긴 난부방언 사용 줄어… 계승 소망

일본 아오모리현의 방언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아오모리시와 히로사키시 등은 쓰가루(아오모리현 중서부) 지방에서 사용되는 '쓰가루 방언', 하치노헤 등 난부(아오모리현 남동부) 지방의 '난부 방언', 무쓰시 등 시모키타(아오모리현 동북부) 지방의 '시모키타 방언'이다.

히로사키 대학 인문학부 사토 카즈유키(佐藤 和之) 교수에 의하면 아오모리현의 방언은 악센트가 특징적이고 높고 낮음의 차이가 분명하다. 쓰가루 방언은 분명한 말씨에 역동적이고 어조와 억양이 강하다. 난부 방언은 쓰가루 방언에 비해 정중한 표현이 많고 느긋하며 정서적이다. 시모키타 방언은 난부 방언을 기반으로 하면서 홋카이도와 쓰가루의 방언이 섞인 해상 교통에 의해 만들어진 독자적인 방언이라고 한다.

특히 쓰가루 방언은 전국에서도 첫번째 두번째를 다투는 난해한 방언으로 유명하다. 다른 현의 사람에게는 외국어처럼 들린다고도 한다.

그런 쓰가루 방언을 사용해 일반 시민이 일상 생활을 소재로 창작한 작품을 소개하는 '쓰가루 방언의 날'은 올해로 30회를 맞이한다. '쓰가루 방언의 날'은 아오모리시 출신인 방언 시인 다카기 쿄조(高木 恭造)의 기일인 10월 23일에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현민에게 친숙한 이벤트이다.

'쓰가루 방언의 날' 행사 출연자들이 유머 넘치는 쓰가루 방언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 날 참가자들은 쓰가루 방언으로 지은 일본 정형시 하이쿠(俳句)나 센류(川柳) 등을 선보인다. 배우인 이나 캇페이(伊奈 かっぺい) 씨 등의 출연자가 코믹하게 작품을 읽으며 관객들의 대폭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때로는 출연자들의 정감 넘치는 낭독에 참가자들이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도 보인다.

쓰가루 방언의 날을 주최하고 있는 '쓰가루 방언의 날 야루베시 모임'의 대표자 이나(伊奈)씨는 "아오모리의 사람들이 예·복습도 없이 난해한 하나의 언어를 습득하고 있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어디까지나 일상어, 놀이로써 즐기려 한 것이 30년이나 계속된 것 같다"고 말했다.

쓰가루 방언은 예를 들어 '케(け)'라는 한 마디로 '가렵다' 또는 '먹어라' 등 여러 의미를 표현한다. 위화감이 든다는 뜻의 쓰가루 방언 '이즈이(いづい)'와 같이 표준어로는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말도 있다. 이와 같은 특징에 대해 이나 씨는 "짧은 글로 긴 울림을 주는 짧은 시 문예(단시계문예·短詩系文芸)에서 쓰가루 방언을 사용하면 표현의 폭이 표준어보다 2배에서 3배는 넓어진다"라고 강조했다.

'랩배틀' 영상 장면으로 아오모리 현민이 쓰가루 방언과 난부 방언으로 아오모리현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방언을 즐기는 이벤트는 난부 지방에도 있다.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매년 12월 '난부 방언의 날'이 열리고 있다. 2012년에 별세한 향토역사가인 쇼부케 타네야스(正部家 種康) 씨를 그리워하는 행사로, 지역민들의 학습거점이자 교류의 장소인 하치노헤시 공민관(公民館)에서 이야기꾼 양성강좌를 들은 수강생과 아동들이 중심이 된다. 이들은 '난부 방언의 날' 행사서 난부 지방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난부 방언으로 읽거나 옛날 이야기를 난부 방언을 사용한 연극으로 선보인다.

'난부 방언의 날' 실행위원장인 마사야 노부오(柾谷 伸夫)씨는 "난부 방언은 하치노헤의 정체성이지만 젊은 사람이 사용하지 않게 됐다"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방언의 문화를 계승해 나가고 싶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웃 마을 다른 방언…보물이 가득한 산”

히로사키 대학 인문학부의 사토 카즈유키(佐藤 和之) 교수에 따르면 쓰가루 방언과 난부 방언을 쓰는 지역은 아오모리현 중간을 가로막은 오우산맥(奧羽山脈)을 경계로 명확하게 나누어져 있다. 오우산맥의 북쪽에 있는 히라나이정(町·일본의 행정구역 중 하나로 시(市)보다 작은 단위)과 노헤지정(町)은 이웃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사용하는 방언이 다른 것이 특징적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역사적 배경에 있다. 에도 시대(1603~1867년) 쓰가루 지방은 쓰가루번(난부 지방은 난부번(南部藩) 하치노헤 영토로 지배됐다. 이 때 히라나이정(町)내 위치한 가리바사와와 노헤지정(町)에 위치한 마카도(馬門) 사이에 관문을 두고 있어 쉽게 왕래를 할 수 없었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일본 야마가타현 출신인 사토 교수는 "전국적으로 공통어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아오모리현의 방언은 일본어의 전통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아오모리현의 방언은 연구자로서 보물이 가득한 산과 같다"고 매력을 전했다.

최근 아오모리현은 전국적으로도 난해하다고 알려져 있는 아오모리현의 방언을 역이용해 '랩배틀'동영상을 제작했다. '발음이 안 좋은 개그맨'으로 유명한 모로미사토 다이스케(諸見里 大介)씨가 아오모리현에 대해 "사과와 네부타 뿐"이라며 헐뜯는 말을 한 것에 맞서 현민들이 쓰가루 방언과 난부 방언으로 아오모리현의 매력 소개에 나선 것이다. 동영상에 사용된 아오모리현 방언은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하고 있다. 랩배틀 영상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서 작년 12월 때 제1탄이, 올해 8월 때 제2탄이 공개됐다. 영상 시청횟수는 총 56만회를 넘어선 상태다.

오토모 마사코(大友 麻紗子)기자

▶2007년도 입사

▶정리부(편집부), 생활문화부, 히로사키 지사, 사회부를 거쳐 2017년부터 생활문화부 소속돼 문예·미술 등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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