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100세 시대, 단절이 아닌 소통을 욕망하다

[책세상]100세 시대, 단절이 아닌 소통을 욕망하다
임순철의 '…자서전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
  • 입력 : 2017. 10.20(금) 00:00
  • 조흥준 기자 chj@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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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의료 기술 등의 발달로 하루가 다르게 기대수명이 늘어가고 있다. 100세 시대다. 하지만 그 이면엔 '고령사회'에 따른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환갑이나 칠순 잔치, 정년 퇴임 등의 의미는 많이 무색해졌으며, 요양 복지 등의 실버산업은 새로운 유망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런데도 노인은 여전히 고독과 의존적 존재로만 인식되고 있다. 온종일 이야기 나눌 기회나 상대조차 없는 사회에서 소외된 초라한 존재다. 임순철의 '고령사회에서 자서전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은 노인들도 똑같은 사회구성원이라는 점을 말하려 한다.

다른 이들이 그렇듯, 노인들의 삶도 계속된다. 그때문에 노인들이 고독사와 같은 외로움이나 절망 같은 부정적 정서에서 벗어나 긍정적 신호를 보인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와 격리 또는 단절이 아니라 끊임없는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연결되고 계속 이어져 있어야만 한다. 인정받고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바람은 노인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는 욕망이다. 이를 풀어가는 데 있어 저자는 자서전 고유의 기능과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자서전이란 흔히 말하는 성공신화나 성공한 인물들에 대한 책이 아니다. 자신들이 살아온 경험을 이야기하고, 그 흔적을 남기고 기록하는 공간이다. 즉 과거를 기억으로 불러와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이 대화를 이어가는 행위로서의 글쓰기를 말한다. 그 때문에 저자는 책이라는 결과물보다 이야기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자기에 대한 글쓰기, 즉 자서전 쓰기는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작업이다. 그 과정을 통해 노인들은 지나온 삶을 성찰하고 그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고, 삶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이는 나아가 앞으로의 삶에 대한 기대와도 연결된다. 또한, 그들의 이야기와 기록을 통해 후대는 배움과 깨달음을 얻는다. 자서전 쓰기는 새로운 세대가 노인들을 이해하고 연결해 주는 소통의 수단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른바 잘 늙기 위해서는 외롭지 않아야 한다. 자신에 대한 확실한 자존감과 함께 사회와 소통하고 있다는 존재감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충족시키는 데 자서전 쓰기, 자신과 마주하며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한국기록연구소. 9500원. 조흥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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