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넘쳐나는 먹방·맛집 속 향기나는 그곳

[책세상] 넘쳐나는 먹방·맛집 속 향기나는 그곳
로컬미식라이프 아트맵 '배려의 식탁, 제주'
  • 입력 : 2018. 06.15(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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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에 대한 정보가 넘쳐난다.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먹방은 또 어떤가. 신문·TV는 물론이고 손바닥 전화기만 켜도 그 동네, 어디로 가면 무엇을 맛볼 수 있는지 일러준다.

여기, 또 하나의 맛집 지도가 있다고 운을 떼면 책장을 덮어버릴 지 모르겠다. 하지만 좀 더 지켜보자는 말을 하고 싶다. 혀를 속이는 맛이 아니라 먹는 이의 몸을 위하고 자연도 보듬는 새로운 음식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현실을 반영한 지도라니 말이다. 로컬미식라이프 시리즈로 제작된 미식 아트맵 '배려의 식탁, 제주'다.

'배려의 식탁, 제주'는 모두 5장으로 구성됐다. 먹을거리, 마실거리, 식당, 농장 4개의 주제에 따라 만들어진 아트맵 4장과 소비자가 직접 여정을 짤 수 있는 백지 아트맵 1장이 들어있다.

아트맵에 담긴 장소는 제주지역 식당, 베이커리, 카페, 농장과 숙소 등 62곳이다. '제주도의 좋은 식(食)과 주(住)에 대한 정리된 정보이자 제주도에 살며 배려심 싶은 이들을 소개하는 가이드'라는 홍보 문구처럼 제주 땅에 발디뎌 어디서 잘까, 어디서 마실까, 어디서 먹을까 등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요긴한 자료다. 그런데 왜 하필 그곳인가. '배려의 식탁, 제주'는 그 미식 기준을 소상히 밝혀놓았다.

그에 따르면 미식 제공지를 선정할 때 맛과 물질 요소를 적용했다. 인공·화학 향미료 무사용, 천일염·유기농 설탕 사용, 지역조리법, 맛의 계승과 복원 노력, 정결하고 풍부한 미감, 제철 재료, 제주산·국산, 유기농, 천연 발효종, 공정무역과 동물 복지 등을 지향했는지 살폈다. 물론 이를 100% 충족한 건 아니다. 맛 요소 중 2개 이상, 물질 요소 중 2개 이상 항목에 해당되면 대상지로 골랐다. 장소의 공간적 성격, 친절함, 슬로푸드 맛의 방주 같은 항목도 점검했다.

이 책자를 기획한 자립연구원은 이 과정에서 인터넷 조사, 자문위원회 자문과 현지 사전 답사를 벌였다. 선정위원회를 따로 꾸려 직접 맛을 보고 인터뷰, 주방과 농수산물 점검 등 대상지를 현지 조사했다.

접이식 아트맵을 펼치면 옛 지도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제주도 지도가 드러난다. 둥그런 모형의 제주도 어디쯤에 그곳이 자리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했고 선정 기준 부합 여부를 스티커를 붙여놓듯 표시해놓았다. 주소, 운영 시간, 연락처, 가격 등도 실었다. 각 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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