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시대 제주는 무엇을 해야하나](11) 남-북 문화예술 교류 물꼬트기 '시동'

[남북교류시대 제주는 무엇을 해야하나](11) 남-북 문화예술 교류 물꼬트기 '시동'
남북 예술교류의 감동 제주서 되살리자
  • 입력 : 2019. 02.24(일) 19: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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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평화체육문화축전 이후 교류 명맥 끊겨
전래동화 구연·남북예술제 등 민간 노력 이어져
제주도 교류 평화사업 문화예술분야 발굴 절실


2003년 분단 이후 처음으로 문화예술과 체육 분야에 걸쳐 남북 민간교류의 마당이 펼쳐진 곳은 제주였다. 그해 10월 24~26일 열렸던 남북민족통일 평화체육문화축전이다. '한라에서 백두까지'가 상징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우리 민족이 만납니다'라는 축전의 주제처럼 남과 북의 문화예술이 '평화의 섬' 제주에서 만났다.

이 대회의 북한 예술·체육 참가단은 190명이었다. 북측에서 취주악단과 예술단 불참을 통보하면서 대회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줄었지만 축전 기간 내내 남북 참가자들은 손을 맞잡고 감동의 장면을 연출했다.

평화체육문화축전은 남북의 민간 교류를 한 차원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 받았지만 지속되지 못했다. 제주를 중심으로 문화예술 등 남북 민간 교류를 정례화해 민족의 화해와 단결에 기여했으면 한다는 바람은 15년 넘게 성사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제주지역 문화계에서는 민간 차원에서 남북 교류의 물꼬를 터보려는 노력을 이어왔다. 아동문학동인 '동화섬'이 지난해까지 17회 진행해온 '통일전래동화 구연대회-한라와 백두의 옛 이야기 한마당'이 그 중 하나다. 유치부와 초등부 대상 남북 전래동화 구연 대회로 2005년 금강산, 2007년엔 개성을 찾아 전래동화 구연에 나섰다.

전국 문학인들은 지난해 제주에서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문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작년 4월 제주작가회가 마련한 전국 문학인 제주대회에 참석한 전국 문학인들은 선언문 채택을 통해 "2005년 평양에서 분단 이후 최초로 남과 북의 문학이 만났던 남북작가대회의 감격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며 남북 공동어문학 복원, 창조적 상상력의 영토를 확장한 통일시대의 문학에 대한 준비 등을 약속했다.

지난해 12월 제주아트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끝내 무산됐던 '평화의 바람,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북예술제 재추진 여부도 주목된다. 당시 제주에서 남북예술제를 공동 기획한 제주국제화센터 측은 '남북예술제 연기' 입장을 밝히면서 제주도와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제주에서 남북 문화예술인들이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1999년부터 시작된 감귤 보내기 사업으로 북측과 끈끈한 인연을 맺고 있는 제주가 마음의 벽까지 허무는 일을 이끌려면 내실있는 문화예술 교류가 필요하다. 시, 노래, 영화 등 문화예술은 오랜 기간 서로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남과 북을 가깝게 만드는 힘이 있다. 우리는 그동안 이루어진 남북의 만남에서 같은 노래를 부르며 하나임을 확인하는 순간을 봤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 북한 영화인 초청, 평창 남북평화영화제 등 문화 교류 추진에 적극적이다.

이와관련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이승아 의원은 지난 22일 제주도의 업무 보고 자리에서 "제주 특성을 반영해 명분을 갖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제주도가 추진하는 남북교류 평화 사업 9가지를 보면 대부분 체육과 관련이 있고 문화 분야 교류사업 발굴은 부진하다"며 개선을 주문했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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