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기능저하 중 심한 것이 치매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제주에선 '아밀로이드' 검사 안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부모가 건강한 노년 생활을 위해 미리 대비하고 주의해야 할 질병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결과 지난해 치매로 병원을 찾은 70세 이상 환자는 47만1929명에 이르렀다. 병원 이용 현황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에 의한 70세 이상 환자의 입원은 60대보다 2516.5% 증가했다. 외래진료도 1271.9% 늘어났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치매에 대해 제주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정석 교수의 도움으로 치매와 뇌건강이라는 주제로 자세히 알아본다.
치매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유지하던 사람이 뇌기능의 저하로 일상생활능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스스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인지기능 뿐만 아니라 인간 존엄성의 필수 요소인 인격의 황폐화가 동반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막대한 사회 경제적 비용이 지출된다.
2013년 G8 정상회담에서 치매 치료에 우선 순위를 두며 2025년까지는 치매를 치료할 수 있거나 질병의 악화를 줄 일 수 있는 치료책을 만들자고 합의했다. 그러나 2019년 5월까지도 치매 치료에 아무런 변화는 없는 상태이다. 올해에도 알츠하이머 백신의 실패가 계속 보고 되고 있다. 치매 치료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아무 희망이 없는 것일까. 최근의 많은 연구들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치매의 예방에 대해 치매 전문가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우선 치매는 '진단명'이 아닌 다양한 뇌질환들에 의해 유발된 치매상태를 말한다. 알츠하이머병, 루이체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뇌경색 등 혈관성 뇌질환, 저혈당과 같은 대사성 뇌질환들이 복합돼 '뇌'에 미치는 악영향의 합계가 인지기능저하이며, 이 중 심한 것이 치매이다. 따라서 저혈당이나 뇌졸중과 같은 질환을 예방하면 치매 발생률은 줄어든다.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의 20%에서 치매가 생기며 뇌경색이 재발한 경우 거의 40%에서 치매가 발생하는 결과를 고려하면 뇌졸중 예방은 동시에 치매 예방이기도 하다. 반복적인 저혈당은 뚜렷한 치매의 원인 및 악화 요인이며 병원진료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발견이 가능해졌다. 알츠하이머병은 무증상 알츠하이머병,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병, 치매상태 알츠하이머병으로 나눌 수 있으며, 알츠하이머치매는 알츠하이머병 중 치매단계에 해당될 때만 쓰는 용어이다. 알츠하이머치매가 발생하기 약 15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 속에는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침착되는데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PET)를 통해 볼 수 있다. 2015년부터 국내에 상용화됐으며 작년에 1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받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아밀로이드 PET검사를 못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제주도이다. 제주도에서 아밀로이드 PET검사가 상용화되지 못한 이유는 아밀로이드 PET검사에 필요한 물질이 방사능과 연관된 비행금지 물질이어서 제주도내에서 직접 생산해야 하는데, 생산에 필요한 기반 인력이나 시설에 많은 돈이 들고 이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정석 교수는 치매 전문가로 지난 2년간 아밀로이드 PET검사의 제주도 시행을 위해 제주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교수들과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제주도에 지원을 요청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아밀로이드 PET의 제주도 도입은 아직까지는 치매 치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을 명확히 해주고 알츠하이머치매 위험군에 대한 관리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미국 시카고에서 시행된 카톨릭 신부와 수사를 대상으로 한 뇌연구에서 뇌부검 상 분명히 알츠하이머치매여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무증상으로 생애를 마친 경우가 많아, 아밀로이드나 타우가 뇌에 많이 침착된 경우라도 뇌회로의 활성화에 따라 임상적으로 치매가 안 나타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즉 '뇌회로의 활성화'는 임상적 치매의 발생과 악화를 막아주는 방어인자가 될 수 있다. 그러면 무엇이 뇌회로를 활성화 해줄 수 있을까. 많은 간접적인 증거가 있다.
2017년 랜싯 논문에 따르면 모든 치매 발생의 35% 정도는 위험인자 조절로 통제 가능하다고 하며, FINGER 연구 등은 인지기능저하 예방프로그램을 통해 노인에서 인지기능저하를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FINGER 연구 등은 음식 조절 등 한가지 항목만 가지고 인지기능저하를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관리가 중요함을 보여 준다. 특정 음식만을 가지고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수능시험에서 한 문제 맞혔다고 고득점을 바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따라 우선 지금 생활에서 4가지만 시행해보는 것을 권하고 있다. 첫째,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영양 공급은 모든 생명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둘째, 적절한 운동.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은 치매 발생과 악화에서 아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셋째, 인지 훈련. 활발하게 취미 활동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주변에서 보고 비교를 해보면 된다. 넷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뇌혈관질환 등 혈관위험인자에 대한 정기적인 관리. 이 4가지를 관리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이 지금부터 3년 후 얼마나 차이가 날 지. 이미 생활의 경험을 통해 그 정답은 나와 있는 셈이다.
이정석 교수는 "전체 인구의 20% 정도는 유전적 문제로 알츠하이머치매에 취약하다. 그러나 그들 중 70%는 노력을 통해 유전자를 이겨낸다"면서 "우리가 시험 때 점수를 관리하는 것처럼 현재 일상생활을 발견하고 관리한다면 미래 '뇌건강'을 챙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건강 Tip] 고혈압 식사요법 '대시 다이어트(DASH diet)'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다. 합병증이 생겨야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려진다. 혈압관리를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유지, 규칙적인 운동, 생활습관 개선 등이 필요하며 특히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식이조절이다.
기존 고혈압 식사요법이 나트륨 제한 및 칼륨, 칼슘, 마그네슘 보충으로 단일 영양소의 조정에 근간을 뒀다면 미국에서 개발된 항고혈압식사법 DASH(대시)는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tion의 줄인 말로 특정 영양소보다는 여러 영양소들이 골고루 포함된 식사를 통해 혈압을 낮추고 고혈압 예방에 좋은 대표 식사요법 중 하나이다. 전곡류, 채소, 과일, 저지방 단백질 및 유제품, 견과류 섭취는 늘리면서 포화지방과 염분섭취를 줄임으로써 혈압수치를 낮추는 식사요법을 말한다.
▶DASH 식사를 위한 5가지 TIP
1. 통밀, 현미, 보리등 정제되지 않는 전곡류 섭취하기=전곡류는 정제된 곡류에 비해 섬유소, 칼륨 등을 더 많이 갖고 있어 잡곡밥, 통밀빵, 곡물 시리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저지방 단백질 섭취하기=붉은색 육류 및 고지방 육류는 피하고 대신 지방은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생선 혹은 두부 등을 이용해 식단을 꾸미는게 바람직하며 유제품도 저지방, 무지방을 선택하는게 좋다. 지방이 적고 칼슘, 단백질이 많아 혈압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때문이다. 과잉의 지방섭취는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급적 기름의 양은 줄이고 버터 마아가린 보다는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채소와 과일 챙겨서 먹기=채소와 과일은 식이섬유소, 비타민, 칼륨, 마그네슘이 풍부해 혈압을 낮추므로 채소류는 샐러드, 생채, 나물, 쌈 등 매끼니 2접시 이상 충분히 챙겨 드시고 과일은 간식으로 중간크기 과일 1개가 1회 섭취량을 감안한다면 사과는 반개 또는 중간크기 1개 정도면 좋다. 단 통조림 과일과 같이 당분이 많이 포함된 과일은 주의하도록 한다.
4. 적당량의 견과류 섭취하기=견과류, 콩류, 씨앗류에는 마그네슘, 단백질, 식이섬유소가 풍부해 샐러드, 요거트에 견과류를 곁들여 먹는것도 좋다. 다만 견과류에는 지방함량도 높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고 조미된 견과류 제품은 피하는게 좋다.
5. 소금 섭취 줄이기=나트륨은 고혈압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우리 식생활에서 줄이는 것이 좋다. 한국인은 WHO의 1일 소금섭취 권장량(5g)의 약 2배가 넘게 먹고 있다고 하므로 혈압유지를 위해서는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는 노력이 절대로 필요하며 대신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 무기질 섭취를 충분히 늘리도록 한다.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는 말이 있다. 평소 먹는 음식을 잘 조절·관리하면 반드시 약과 같은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DASH diet는 혈압조절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 DASH diet는 야채, 과일 등의 저열량 식품의 강조로 인해 열량 섭취가 줄어들어 이로 인한 체중조절 효과도 볼 수 있다. 지금부터 DASH diet 건강한 식단으로 도전 해 보자. <제주대학교병원 영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