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핫플레이스] (52)성이시돌목장

[제주 핫플레이스] (52)성이시돌목장
광활한 푸른 들녘, 그 곳에서 맞는 이국적 풍경
  • 입력 : 2019. 08.30(금) 00: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한라산 중산간 지대에 자리 잡고 있는 성이시돌목장.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故임피제 신부 제주사랑 정신 깃든 곳
유럽풍 테시폰·드넓은 목초지 명소


드넓은 목초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와 말. 들판 위에 외따로이 서 있는 유럽풍 건축물. 제주에서 목가적이고도 이국적인 풍경을 느끼고 싶다면 성이시돌목장만 한 곳이 없을듯싶다.

성이시돌목장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한라산 중산간 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16만5000㎡에 이르는 광활한 터에 젖소, 한우, 경주마들이 노닌다.

드넓은 목초지에서 풀을 뜯는 말

성이시돌목장은 1954년 제주에 온 아일랜드 출신의 故임피제 신부(본명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 2018년 4월23일 선종)가 설립한 곳이다. 임피제 신부가 도민들과 함께 한라산 중산간 지대를 개척하며 1961년 건립한 중앙실습목장은 성이시돌목장의 시초가 됐다. 당시 임피제 신부는 인천에서 들여온 암퇘지 한마리를 밑천 삼아 가난에 허덕이던 도민들과 축산업을 일궈 한 때 목장을 동양 최대 규모로 성장시켰다.

성이시돌목장에 가면 영화·광고·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는 아치형 지붕의 테시폰도 만날 수 있다. 이 건축물은 임피제 신부가 숙소, 돈사 등으로 이용하려고 1961년 지은 것인데, 성이시돌목장과 역사를 같이 하고 있다.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 인근의 고대 도시 테시폰 지역의 건축 양식을 띠고 있다고 해서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는 데,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다.

우유곽 형상을 한 철제 의자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유럽 건축양식인데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며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 목축업의 역사를 담은 테시폰을 문화재로 지정해 관광·문화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이시돌목장에는 테시폰 말고도 인생 사진을 남길 만한 곳이 많다. 우유곽 형상을 한 철제 의자에 앉아 목초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여유롭게 노니는 말들, 푸르름을 빛내는 들판도 눈을 사로 잡는다. 다만 주의해야 할점은 개방된 관광지가 아닌 목장지, 숲, 밭 등이 대부분 사유지어서 함부러 속안으로까지 들어가 사진을 찍는 것은 말아야 한다.

아치형 지붕의 테시폰.

우유테마 카페 '우유부단'도 성이시돌목장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성이시돌목장과 사회적 기업 '섬이다'가 목장 내 나무창고를 콘셉트로 건축한 카페인데 목장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우유와 수제 아이스크림, 밀크티 등이 판매된다.

수제 아이스크림은 단백하고 깔끔한 성이시돌목장의 유기농 우유의 맛을 최대한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제 밀크티는 모두 다섯 종류로 유기농 아쌈, 유기농 얼그레이, 제주 생강, 우도 땅콩, 다희연의 유기농 녹차를 활용했다고 한다.

카페 수익금은 (재)성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가 운영중인 호스피스 복지의원 등 복지시설 지원굼과 청소년·청년 사업 재원으로 활용된다. 성이시돌목장에 가면 성이시돌센터도 꼭 들르기를 추천한다. 목장에서 도보로 5~6분 거리에 있다. 센터에 가면 기사에서 다 소개하지 못한 임피제 신부의 걸어온 길과 육성 인터뷰 영상, 공동체가 꾸려져가는 역사 등을 상세히 볼 수 있다. 또 수녀들이 직접 만든 작품이 전시돼 판매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5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