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윤의 백록담] 586이 ‘586’세대에게…

[조상윤의 백록담] 586이 ‘586’세대에게…
  • 입력 : 2019. 10.14(월)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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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민주화운동의 주역이었던 386세대가 시간이 흘러 지금은 우리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586세대로 바뀐 뒤 위아래 세대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매를 번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 싶기도 하다.

386세대를 궂이 다시 설명하자면 90년대 들어 연령대가 30대이면서 80년대 학번이고, 60년대생들을 칭한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나름 의식있는 집단으로 분류되고 있다.

앞선 베이비부머 세대와 X세대에 끼였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대적 환경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집단이 대한민국 사회를 쥐락펴락하는 위치에 놓이면서 분란 아닌 분란이 나타나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놓고 여야 정치권은 물론 사회전반에 걸쳐 찬반 양론으로 나뉘어 격전이 전개되고 있다. 조국 장관을 포함한 상당수의 인물들이 386, 지금은 586세대이기 때문이다.

민주화 운동 등을 바탕으로 올곧게 성장해온 이들은 과거 꼰대 세대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기대보다는 실망감에 무게를 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파열음이 잦은게 최근의 현실이다.

과거 컴퓨터 성능을 286, 386, 486, 586 등으로 분류하던 시대에서 그야말로 눈 깜빡하는 사이에 세상이 변하고 있다. 컴퓨터의 성능은 586인데 사고와 행동은 과거의 시간에 멈춘게 아닌가 싶다. 변화의 기류를 무시한채 어렵사리(?) 얻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현상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구성원 중 일부 586세대를 포함한 여러 세대가 일부 586 집단에 비난의 화살을 쏘고 있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주지역사회도 예외일 수는 없다. 밖에서 보는 제주와 안에서 바라보는 제주는 전혀 딴판이다. 천혜의 관광지 제주이면서, 갈등이 끊이지 않는 섬 제주. 그 중심에서도 586을 빼놓을 수 없다. 투쟁의 역사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제주의 미래를 위해 분투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제주의 미래를 위한 게 어떤 것인지, 최근의 현상들이 어느쪽이든 일방통행이 아닌지 묻고 싶을 정도다. 자신들의 주장은 모두 맞고, 상대의 의견은 맞지 않다는 이분법적인 판단으로 갈등을 양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라는 말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오로지 직진만 있고, 후진은 없는 듯 하다. 돌아가는 길도 잊은 듯 하다. 돌아서 가면 손해보고, 늦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큰 이유일까.

586은 다시 586을 되돌아보는 혜안을 길러야 할 것이다. 옳고 그름이 아닌 무엇이 모두를 위한 것인지 꼽씹을때가 된 것 같다. 그리고 우리도 내려놓자. 그것도 좀 많이. 물 흐르듯 순리대로 풀어나갈 수 있는 세대가 돼야 할 것이다. 더불어 586을 향한 시선들은 586세대를 우리 시대의 구성원으로 다시 한번 끌어안아줬으면 한다. 특정세대를 빼놓고 우리사회를 미래로 이끌 수는 없다. 심판의 시간(4·15)은 183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조상윤 정치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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