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니숲에서 까마귀 공격에 탐방객 화들짝

사려니숲에서 까마귀 공격에 탐방객 화들짝
조천읍 교래리 탐방로 입구에 2~3마리 자주 출몰
제주시·조류보호협회 포획 시도했지만 쉽지 않아
  • 입력 : 2020. 06.09(화) 18:18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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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사려니숲 탐방로에서 까마귀가 탐방객을 공격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사려니숲 탐방로 입구에 까마귀 몇 마리가 자주 출몰해 탐방객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탐방객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까마귀들은 숲길을 걷고 있는 탐방객의 머리나 어깨 등을 툭툭 치거나 탐방객이 매고 있는 가방을 열려는 듯한 모습까지 보이면서 관광객과 어린이 탐방객이 놀라는 일도 종종 빚어지는 상황이다.

 9일 제주시와 사려니숲 탐방로 근무자 등에 따르면 2년쯤 전부터 탐방로 입구쪽에 까마귀떼 2~3마리가 반복적으로 날아와 숲길을 찾은 이들의 머리나 어깨를 툭툭 치거나 등에 맨 가방 위에 내려앉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까마귀들은 사람 머리위로 근접해 날아가기도 하는데, 일부 탐방객들은 갑작스런 까마귀의 행동에 놀라 피하다 넘어지는 일도 더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인터넷 홈페이지 '신문고'에도 "5월 24일 숲 입구에서 갑자기 까마귀떼가 공격해 아내가 머리를 다쳤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려니숲 탐방로에서 숲길 환경정비를 하고 있다는 한 근무자는 "탐방로변의 쓰레기를 치우 있으면 까마귀 2마리가 다가와 머리위로 지나가거나 날개로 치기도 한다"며 "접근하지 못하게 막대기를 들고 위협하면 2m쯤 떨어졌다가 걸어가면 다시 날아와 머리를 치고 가기도 해 영특하게 여겨질 정도"라고 말했다. 또 "어떤 날은 까마귀한테 머리를 3~4번씩 맞기도 할만큼 탐방로에 나주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탐방로에 까마귀가 자주 출몰해 사람을 공격한다는 민원에 제주시는 지난 5일부터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에 의뢰해 포획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2마리 중 1마리가 특히 극성을 부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창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장은 "까마귀들이 탐방객을 피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서는 것은 아마 가방에서 먹을거리를 꺼내 던져주거나 하는 일을 겪으면서 학습효과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며 "며칠동안 포획틀로 포획을 시도했지만, 까마귀들이 마치 그런 상황을 아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어 포획은 장기전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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