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Pet] 입맛 돌아온 가을… 간식 줄이고 운동시켜야

[Hi Pet] 입맛 돌아온 가을… 간식 줄이고 운동시켜야
천고견비(天高犬肥)
  • 입력 : 2020. 09.11(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사료에 기능성 간식까지 먹거리 가득
비만으로 이어지며 각종 질환에 노출
계획한 만큼만 주고 운동은 적당하게
추석 차례음식 접근 못하도록 차단도




요즘 밤날씨가 꽤 서늘해졌다. 이제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온 듯 하다. 드디어 우리의 사랑스런 댕댕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가을이다. 그래서 가을은 천고견비(天高犬肥)의 계절이다. 무더운 여름이 끝나고, 선선한 가을바람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까지 더 한다면 그동안 찌는 듯한 더위에 모든 입맛을 잃었던 우리 댕댕이들의 입맛도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경험적으로 본다면 무더운 여름철 강아지들은 대체로 약 20%정도 식욕이 떨어진다. 그리고 선선한 가을이 오면 다시 식욕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호자 입장에서 보면 입맛을 잃었던 강아지가 다시 식욕이 올라오니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 그렇다. 이제 비만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비만은 사람이든 강아지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고, 기존 질환이 있는 강아지라면 비만으로 인해 더 악화되기도 한다. 뚱뚱한 강아지는 분명히 정상적인 신체적 조건을 가진 강아지만큼 삶을 즐길 수 없을 것이다. 대부분 비만한 강아지는 너무 지나치게 많이 먹고 활동은 너무 적게 하기 때문에 체중 과잉이 되는 경우가 많다. 주식인 사료 이외에 시중에 맛있고 몸에 좋은 기능성 간식이 얼마나 많이 나와 있는가? 이 맛있는 간식을 내 강아지에게 주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어렵다. 물론 먹는 것에 비해 지나치게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경우는 내분비계 등의 질환일 수 있으니 가까운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고 필요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사실 비만 상담을 하다보면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비만이 장차 자신의 강아지에게 건강상의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동의한다. 그렇지만 자기를 보며 간식을 기다리는 댕댕이의 눈망울을 보면 그 요구를 외면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하소연을 한다. 시쳇말로 '먹다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많은 보호자들이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한다. 하지만 틀렸다. '때깔 곱지 않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그렇다. 각종 혈관유래질환, 피부질환, 관절질환, 소화기질환, 심장질환 등에 더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비만의 주범은 간식이다. 간식을 줄이자.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에 간식을 얼마나 급여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간식을 줄때마다 다른 그릇에 같은 양만큼 덜어놓자. 그러면 하루가 끝났을 때 그 그릇에는 내가 강아지에게 하루 동안 준 간식의 양만큼 들어 있을 것이다. 그 양을 기준으로 일주일 단위로 양을 조금씩 줄여야 한다. 하루에 급여할 간식을 그릇에 담고 계획한 양만큼만 주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보상차원에서의 간식 외에는 주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또 운동을 해야 한다.

가벼운 산책부터 시작해 점차적으로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점진적인 운동량의 증가는 강아지에게나 보호자에게 이로움을 준다. 그러나 운동을 할 때는 세심해야 한다. 살찐 비정상적인 강아지가 갑작스레 많이 증가한 운동량을 소화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아울러 운동하는 과정에서 자칫 관절이나 심장 등에 무리를 주어 또 다른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사전에 수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운동방법과 운동량을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달 끝자락엔 추석이다. 대개 추석 즈음에는 차례음식을 훔쳐(?)먹은 댕댕이들이 탈이나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보호자들이 명절의 소란스러움에 관리가 소홀해지는 틈을 타 일탈행위를 하는 것이다. 사실 맛있는 음식냄새가 댕댕이의 예민한 후각을 자극했고 본능적으로 반응했을 뿐이다. 하지만 차례음식의 몇 가지는 강아지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차례음식에 접근할 수 없도록 철저히 차단하자. <강성진 가람동물병원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87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