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편집국 25시] 공통 분모

[이상민의 편집국 25시] 공통 분모
  • 입력 : 2020. 11.05(목) 00: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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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건 언어가 아니라 공통분모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저자인 채사장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당신과 나, 과거와 미래 사람들이 모두 공유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교양, 인문학이라고 했지만, 일상 대화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분모는 아무래도 공통의 관심사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내가 군대 얘기를 해봤자 아내의 표정이 심드렁 한 이유는 내가 하는 말이 관심 밖이라서 그럴 것이다.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얘기도 마찬가다. 상대방 관심에서 벗어난 대화는 꼬리를 물지 못하고 쉽게 단절된다.

지금 제주도민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당장 머릿속에 먹고 사는 문제가 떠오른다. 코로나19로 삶은 쑥대밭이 됐다.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고용시장 침체로 실업 급여 지급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거리가 줄어 집에서 쉬는 이들을 우린 너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래서 도정의 관심은 이들을 향해 있어야 한다. 도정을 이끄는 원희룡 지사야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원 지사의 최대 관심사가 아무래도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틈만 나면 서울로 올라가 대권 행보를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는 원 지사다. 중앙언론과의 인터뷰 일정은 없는 시간도 쪼개 만들면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는 이들을 위한 대화와 소통엔 왜 그리 인색한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도지사 일정을 찾아봐도 상인 또는 주민 간담회는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원 지사가 대통령이 되는 게 제주가 사는 길이라며 그의 대권 도전이 나의 최대 관심사라고 얘기한다면 할말은 없다. 하지만 대선은 아직도 500일이나 남았다. 먼 미래에 관심을 쏟기엔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너무나 절박하지 않은가. <이상민 행정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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