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코로나19가 바꾼 세상 경청하기부터

[목요담론]코로나19가 바꾼 세상 경청하기부터
  • 입력 : 2020. 11.12(목)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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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청하는 날로 정했다. 코로나19로 겪고 있는 일상을 쏟아 놓는 그들과 마주 앉아서 팍팍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려니 가슴이 먹먹해지며 메모가 어렵다.

A씨는 8개월째 행사 하나 없어 아내의 벌이가 전부인 그는 매일 청소하고 빨래를 한다. 아내가 이렇게 힘들었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는데 1단계 하향돼 행사가 잡혀 감사한다는 그 말이 마음을 파고든다.

B씨는 남편이 급작스런 사고로 인해 임시 휴직을 하게 됐고 프리랜서로 일했던 자신은 일이 전부 끊겨 부부의 벌이가 멈춘 지 7개월이 됐다고 한다.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아들이 벌어 온 생계비로 견디다가 남편이 겨우 출근을 하게 돼 부자가 된 기분이라고 공허한 웃음을 한다.

장애인 거주 시설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C씨는 코로나에 취약한 장애인, 어르신들이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코호트 격리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지난 8개월 동안 친구들과 지인을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만약 우리 시설이 코호트 격리되면 내 가족은 누가 돌봐 줄 것이며, 꼼짝도 못 하는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이 너무나 무섭다고 한다. 그러다 1단계 하향돼 약속을 잡았는데 만나도 되는지를 반복적으로 묻는다.

D씨는 코로나로 학교 휴교, 학원 폐쇄가 돼도 아이를 챙길 수 없었던 맞벌이 부부인 그녀는 아이들을 혼자 두고 출근을 했다. 온라인 교육을 받으라고, 점심 챙겨 먹으라고 신신당부를 하면서…. 하지만 무너진 돌봄 상황에서 퇴근 전까지 하루에 몇 번을 아이들과 통화하고, 안전을 확인하는 등 하루하루가 불안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을 우리는 겪었고 앞으로도 겪을 일이다.

이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그중 하나가 돌봄 체계이다. 많은 도민들이 고충을 토로했던 돌봄은 이제 초등 돌봄을 뛰어넘어 의료 돌봄, 취약계층 돌봄, 가정 돌봄까지 이루어져야 맞벌이 부부의 일상이, 사회복지사의 일상이, 간호사의 일상이 아니 전 도민의 일상이 가능해진다. 돌봄이 사회 근간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돌봄 체계가 무너질 때 사회는 큰 소용돌이를 겪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이런 현실과 마주하고 있지 않은가?

둘째로 비대면 일자리 전환을 하려면 구체적으로 시도하고, 변화해야 한다. 사람들이 비대면 일자리 전환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제주의 산업 구조로 비대면 일자리 전환은 가능한가? 어쩌면 제주의 산업 구조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비대면 일자리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플랫폼이다. 구인, 구직을 하려면 우리는 어느 플랫폼을 이용할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정보가 수시로 업데이트 되는 플랫폼을 이용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나의 이력을 어필하고, 기관이 소개되고, 필요한 사람과 기관은 탑재된 정보를 보면서 찾아가는 서로 소통되는 플랫폼, 서로 win-win 가능한 플랫폼은 우리가 준비해야 할 큰 프로젝트라고 본다.

그러나 그들과 마주하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준비도 시급하지만 당장 오늘 하루를 견딜 수 있도록 현장 체감형 정책의 발굴과 지원의 필요성을 느끼며,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이 하루속히 환한 얼굴로 세상과 마주하길 바라며, 경청을 마무리한다. <김경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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