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주愛빠지다] (14)제주시로컬푸드연구회

[2020 제주愛빠지다] (14)제주시로컬푸드연구회
“생산자도 소비자도 좋은 먹거리 문화를”
  • 입력 : 2020. 11.26(목)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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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직거래장터인 '올바른농부장'을 운영중인 제주시로컬푸드연구회 문희선 회장이 환이정 농부학교 앞에 섰다. 문미숙기자

친환경농사 짓는 사람들 뭉쳐
‘올바른농부장’서 직거래 운영

제주시로컬푸드연구회. 제주로 이주해 농사짓는 이들과 몇몇 사회적기업을 중심으로 1년여 전쯤 꾸린 단체다.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나잇대와 제주 이주 전 생활근거지도 달랐던 이들은 어떻게 뭉쳤을까? 지역에서 키운 농산물과 가공품을 중간 유통단계없이 직거래해 생산자도 소비자도 좋은 건강한 먹거리문화를 만들고, 운송·포장 등의 과정을 줄이면서 환경적 측면에도 도움이 되는 로컬푸드운동이라는 지향점이 같아 가능했다. 연구회는 현재 개인·사회적기업 등 30팀이 활동중인데 주로 친환경 농사를 짓거나 1차 생산품을 가공하고, 사회적기업을 꾸리는 이들이다. 지난해 5월부터 직거래장인 '올(ALL)바른 농부장'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뒤이어 연구회도 만들었다.

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문희선씨는 제주이주 열풍이 불기 한참 전에 가족 모두가 제주로 이주했다. 제주시 조천읍에서 감귤농사를 짓던 아버지가 6년 전 돌아가시면서 농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는데 아버지가 짓던 관행농법에서 친환경으로 과감히 방향을 틀었다.

"제주대학교에서 1년 과정의 친환경농업대학을 수료했어요. 전정, 예초, 친환경 제제를 써서 생산한 감귤을 전국 소비자 700여명에게 택배로 판매해요. 지인으로부터 몇 명씩 소개받아 판매하던 데 견주면 놀라운 변화죠."

연구회가 지난해 5월부터 매달 두 차례 아라동 옛 목석원 인근에서 진행하던 올바른농부장에선 팀원들이 직접 키운 제철 과일과 채소를 판매했다. 올해는 매달 한 번은 제주시 노형동 소재 한살림 담을장에서, 한번은 서귀포시 표선면 소재 인문예술공간 환이정에서 직거래장을 운영중이다. SNS와 블로그를 통해 장 소식을 알리는데 소비층 역시 건강한 로컬푸드에 관심있는 이들이다.

환이정 공터에서는 올해 올바른 농부학교도 열었다. 사전 신청을 받아 60명이 당근·콜라비·비트·양배추·브로콜리 씨를 뿌리고 김매고 벌레잡고, 친환경 약제를 뿌리며 가꾼 채소들이 한창 자라는 중이다. 내년 1월쯤 수확해 푸드클래스를 통해 나눠먹을 예정이다.

이들 연구회의 활동에는 제주시농업기술센터가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직거래활성화 시범사업과 교육지원을 받고 있고, 이달 초엔 전국 최초로 로컬푸드 직매장을 선보이기 시작해 전국 최다 매장을 운영하며 로컬푸드 1번지로 불리는 완주군 로컬푸드가공센터 등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녀는 "친환경농업과 로컬푸드 직매장이 잘 자리잡은 곳을 직접 보니 가공제품 생산기반이 취약한 소농이나 사회적기업에서 가공품 제조가 수월하게 공동 가공공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간절해졌다"고 했다.

제주로컬푸드연구회의 바람은 앞으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 현재 생협 등에서 숍인숍 형태로 선보이는 제품들을 단독매장에서 소비자들과 더 가깝게 만나며, 로컬푸드운동의 저변 확대에 힘을 보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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