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랭킹 1위를 탈환한 박인비.
박인비(32)가 통산 21승 고지에 한 걸음이 모자랐다.
그러나 7주 동안 필드를 비웠던 박인비는 우승 경쟁 끝에 2타차 준우승을 차지해 건재를 과시했다.
박인비는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에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VOA)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적어내 앤젤라 스탠퍼드(미국)에 2타 뒤진 2위(5언더파 279타)에 올랐다.
박인비는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통산 21승은 무산됐다.
하지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이후 7주 동안 경기를 쉬었던 박인비는 나흘 앞으로 다가온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수확을 했다.
준우승 상금 12만709달러를 받은 박인비는 김세영(27)에게 내줬던 상금랭킹 1위(118만7천229 달러)를 탈환했다. 김세영은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김세영이 가져간 올해의 선수 포인트 1위는 되찾지 못했지만, 격차는 좁혔다.
박인비는 "오늘 내 경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앤젤라가 워낙 잘했다"면서 "곧 열리는 US여자오픈도 비슷한 날씨 속에 열릴 것으로 보여 좋은 예습이 됐다"고 말했다.
US여자오픈은 더콜로니에서 400㎞ 떨어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박인비는 1번 홀(파4) 보기로 불안했지만, 4번(파4), 6번 홀(파5) 징검다리 버디로 다시 공동 선두에 복귀했다.
9번 홀까지 버디 2개를 잡은 고진영(25), 8번 홀까지 2타를 줄인 스탠퍼드와 본격적인 우승 경쟁에 나선 박인비는 그러나 12번 홀(파4) 보기가 뼈아팠다.
두 번째 샷이 바람에 밀려 그린을 벗어났고 세 번째 샷은 핀을 한참 지나쳤다. 13번(파5), 14번 홀(파4) 연속 버디로 2타차 선두로 치고 나간 스탠퍼드는 16번홀(파3), 17번 홀(파5) 연속 버디로 승부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3타차로 달아난 스탠퍼드는 18번 홀(파4) 보기를 하고도 그린 옆에서 기다리던 부모와 손바닥을 마주치며 환호했다.
버디 7개를 잡아내고 보기 3개를 곁들이며 4타를 줄인 스탠퍼드의 최종 스코어는 7언더파 277타.
지난달 43번째 생일을 지낸 스탠퍼드는 2018년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2년 동안 이어진 우승 갈증을 역전승으로 씻어내고 통산 7승째를 올렸다.
스탠퍼드는 "나약해진 정신력을 다잡겠다"며 지난 3월 LA 마라톤 대회에서 5시간 41분을 뛰어 완주 메달을 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우승 상금 26만2천500달러를 받은 스탠퍼드는 "무엇보다 부모님이 내가 우승하는 장면을 현장에서 처음 본 게 기쁘다"면서 "2018년 이후 쇼트게임이 문제였기에 지난 2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보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던 고진영은 버디 3개와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줄인 끝에 5위(4언더파 280타)에 올랐다.
LPGA투어 복귀전에서 공동 34위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고진영은 복귀 후 두 번째 대회 만에 세계랭킹 1위다운 경기력을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고진영은 공동 선두를 달리다가 14번 홀(파4)에서 포대 그린을 향해 친 세 번째샷이 짧아 다시 굴러내리오는 실수로 2타를 잃은 게 아쉬웠다.
박인비와 함께 공동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선 유소연(30)은 1언더파 70타를 쳐 박인비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유소연은 17번 홀까지 파 행진을 벌이다 18번 홀(파4)에서 7m 버디를 잡아냈다.
역시 공동 선두로 출발한 재미교포 노예림(19)도 1타를 줄여 공동 2위에 올랐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