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체와 물방울' 소장품전에 소개된 '제11 통일'. 신문지 위에 아크릴릭, 1986.
'물방울의 화가' 김창열. 1972년부터 물방울을 그리며 프랑스 등 유럽 화단에 이름을 알렸던 그에겐 고민이 있었다. 캔버스에 물방울을 담아냈지만 화면의 밀도가 문제였다. 우연히 프랑스의 대표 일간지인 '르 피가로'지 위에 물방울을 가필했고 그 순간 신문지는 그에게 텅 빈 캔버스의 공허함을 채울 대안이 되었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있는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이 작가의 그같은 작업 여정을 모은 소장품전을 준비했다. '매체와 물방울'전이다.
이 전시에는 신문지 위에 물방울을 표현한 20여 점이 나왔다. 작가는 신문이 갖고 있는 정보 전달의 기능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문자와 물방울을 결합시켜 대립적이면서도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시켰다. 신문지가 실재하는 삶의 영역이라면, 그 위에 그려진 물방울은 상상적이고 환영적인 거였다. 이들 작품은 '회귀' 시리즈를 열어주는 과도기적 역할을 하는 것들로 김 작가의 또 다른 면모를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미지에의 도전, 현대미술가협회'전에 나온 김창열의 '무제'. 캔버스에 유채, 1957.
김창열미술관은 이 전시와 함께 기획전 '미지(未知)에의 도전, 현대미술가협회'전을 열고 있다. 현대미술가협회는 당시 20대였던 의욕 있는 젊은 화가들이 기성 미술계에 대한 비판과 저항의식으로 1956년에 결성했다. 김창열 작가도 이 단체에서 활동했다. 현대미술가협회는 4년여 존속했을 뿐이지만 한국화단이 추상미술이라는 색다른 대상을 심도있게 접한 계기가 되었다. 작고 작가인 김서봉 이양노, 원로 작가인 김창열 박서보 장성순 정상화 조용익 등 7인의 50~60년대 작품을 볼 수 있다. 전시는 내년 1월 24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관람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회차별 관람 인원은 12명으로 제한했다. 문의 710-4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