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수의 문화광장] 코로나와 함께 사는 길

[박태수의 문화광장] 코로나와 함께 사는 길
  • 입력 : 2021. 03.09(화)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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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사태가 너무나 오래 지속되니 이제 우리네 마음도 무디어지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쓰는데 민감하지 않다. 일일이 쓰던 마스크도 놓칠 때가 자주있다. 사람과의 만남도 주먹 부딪침에서 악수로 바뀌고 있다. 마치 코로나가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여행을 가려면 조심스럽고 감히 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결혼식장이나 초상집에도 가고 싶지 않다. 생각하기로는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고 막연히 기다려본다. 물론 코로나가 언제 끝날 것인지 예측하지 못한다. 단지 끝날 때를 기다리며 초조해하고 기쁘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마치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면서도 벗어던지지 못하고 가는 것과 같다.

우리는 일 년 이상 코로나와 같이 살면서 온갖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면서 코로나와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마치 미운 이웃이 있어서 보기 싫더라도 매일 대면하며 사는 것과 같다. 만일 그 불편함을 못 견뎌 한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내가 떠나야 할 것이다. 이웃을 떠날 수는 있어도 코로나는 이웃과 달리 세상 곳곳에 있으니 떠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불편함을 피하지 않고 만나는 것이 어려움을 이기는 것이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겸허하게 코로나를 맞이하면서 자신을 단련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일생을 살면서 성가시고 싫지만 함께 살아야 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코로나도 그 중 하나로서 떼고 싶어도 뗄 수가 없고 함께하기에는 기분 나쁜 대상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함께할 것인지 전혀 알 길이 없고 막막하다.

그렇다면 코로나와 함께 살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불편한 상황을 벗어나 멀리 달아나기라도 할 것인가? 우리는 코로나19가 있는 불편한 상황에 안주할 수 있어야 한다. 회피하지 말고 함께 하되 바라보고 일정한 거리를 둘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길러야 한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스러움을 우리는 겪고 있다. 그러면서도 미세먼지가 위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걱정은 되지만 불안하거나 무서움으로 다가오지는 않았고 조심하면서 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감염이 돼 죽거나 치료가 된다고 해도 심각한 후유증으로 남게 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는 이미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와 삶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집을 나서면 당연히 마스크를 쓰고, 사람간의 거리를 두며, 공간을 이동할 때마다 손을 씻는다. 다만 코로나에 너무 민감하게 행동하다보니 에너지가 소진돼 살아갈 의욕이 떨어진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사회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거리두기는 서로를 침해하기보다 존중하는 마음으로, 손 씻기는 건강한 몸을 가꾸는 청결의 자세로, 마스크 쓰기는 맑은 공기를 마시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그리하여 이웃처럼 아침저녁으로 만나되 물리적 거리를 알아차리면서 평정상태로 지내는 것이다. <박태수 제주국제명상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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