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정의 목요담론] 제주 비전에서 문화란?

[오수정의 목요담론] 제주 비전에서 문화란?
  • 입력 : 2021. 03.18(목)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최근 제3차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이 한창 만들어지고 있다. 이 계획은 10년마다 한 번씩 수립되는데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해 제주의 비전을 볼 수 있는 도내 최상위 계획이다. 여기에는 미래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경제, 자연환경, 문화 등 지역의 전 부문에 걸쳐 기본방향성 설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이자 전략계획으로서 다양한 핵심사업들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특별법 제1조 목적에서 보여주듯이 종전 제주도의 지역적, 역사적, 문화적 특성을 살리고 자율과 책임, 창의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는 제주특별자치도를 설치하고, 친환경적인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한다는 내용에 따른 것이다.

특별법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제주 문화 정체성이 밑바탕이 된 국제자유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아쉽게도 현재 용역 중인 제3차 종합계획에서는 문화 정체성에 대한 밑그림보다 문화예술산업을 가장한 문화시설 확충만 제시되었다. 그 공간을 이용해야 하는 도민들의 문화적 소양을 확장해야 하는 내용은 아직 보여주지 않는다.

10년전 2차 종합계획에서 문화분야는 도민의 문화 정체성 확보를 위한 창작활동 지원과 교류, 메세나 등을 통한 문화나눔과 확산, 문화생태계를 육성해 문화콘텐츠산업으로서 경제적 창출효과, 결국 도민들이 자연스럽게 문화창작 활동을 하고 문화를 나눔으로써 산업으로까지 나갈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초점이 됐다.

지금 3차 종합계획에서 문화분야는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을 유치하고, 음악당을 조성한다는 전략계획을 시행하기 위해 융복합 활동 공간과 공동체 단위 거점 공간 조성에 포커스가 돼있다. 제주관광공사나 JDC가 사업추진 주체가 돼 싱가포르의 에스플러네이드 같은 국제 수준의 음악당을 건립하고, 뉴욕현대미술관 같은 미술관을 제주에 유치하면서 고급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산업으로 키워보겠다는 계획인 것 같다.

지금은 문화예술이 IT와 CT가 접목돼 대량 생산과 유통이 되는 기업활동으로서 문화산업이 아니더라도 공연, 예술작품 감상 그 자체가 예술산업이 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주문화예술의 섬’이란 취지에서는 매우 호의적인 계획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계적 수준의 문화공간인 미술관 제주 유치, 국제 수준의 음악당 건립이란 사업들이 지역문화 생태계 구축을 위한 육성사업은 아닐 것이다.

지역문화는 지리적 특성에 적응한 사람들의 활동 결과물로 우린 문화적 차별성과 특수성을 말한다. 문화적 보편성보다 특수성이 재화가 되는 현대에 지역문화를 어떻게 융성시킬 것인가에 대한 노력은 도민의 문화활동에 대한 기본적 지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결국 지역에 내재된 문화적 특수성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확장할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그곳에 살고있는 도민이 주체가 되는 세심한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 종합계획 수립이 진행 중이다. 문화에 대한 투자는 경제적 효과로 산출되지는 않지만,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본양념이라 볼 수 있기에 도민이 중심이 되는 적극적인 대안들을 도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수정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연구위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26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