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수의 건강&생활] 코로나19 백신과 혈전증

[이길수의 건강&생활] 코로나19 백신과 혈전증
  • 입력 : 2021. 07.14(수)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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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3종류의 서로 다른 면역 기전을 가진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있다. 화이자가 개발한 BNT162b2 (이하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에서 개발한 mRNA-1273(이하 모더나 백신)은 메신저 RNA(m-RNA) 백신이라 불리는데 이들은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 붙어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이라고 하는 특이 항원을 만들도록 해 우리 몸속의 면역세포들에게 미리 노출을 시켜 면역성을 획득, 차후에 실제 코로나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싸우도록 하는 방식이다. 복잡해 보여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미리 범인(코로나 바이러스)의 체취(스파이크 단백질)를 문질러둔 고무공 (메신저 RNA)을 경비견(면역세표)에게 냄새를 맡게 (면역세포 노출) 한 다음 실제 범인이 나타났을 때 (실제 코로나 감염) 개가 범인을 알아채고 뒤쫓아 가는 것과 유사하다. 이 방법에서는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관여하지 않고 유전물질이 인간세포의 핵 속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이와 달리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정보를 담은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한 것인데 재조합-복제불능인 아데노 바이러스는 사람 몸에서 증식하지 않으면서 유전물질만 사람의 세포 핵 속에 들어가 스파이크 단백질의 항원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이들에 의해 앞서 설명한 면역훈련이 생성된다.

백신의 효과가 처음 보고됐을 때, 화이자나 모더나는 95% 이상의 효과를 보인데 반해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백신은 그보다 낮은 효과를 보고해 효능의 관점에서 봤을 때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m-RNA 백신을 선호하는 것은 일견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우리는 각각의 효능을 비교한 연구가 같은 조건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하고 이로 인해서 효과의 차이가 발생 할 가능성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연구되었던 시기는 여러 국가에서 발병율이 더 높았던 시기였고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에 덜 취약한 변이바이러스가 출현한 이후에도 얀센백신의 연구는 수행된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임상시험단계가 아닌 실제 접종에서는 효능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엇보다 최근의 이슈는 백신접종 후 발생하는 치명적인 혈전증이다. 최근의 연구를 종합하면 20~40대의 여성에게서 발생율이 조금 더 높고 백신 접종 후 1~2주 뒤 부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혈류지체’에 의한 혈전증이 아닌 면역계 이상반응에 의한 혈전증이라는 점이다. 즉, 백신 접종 후 생기는 면역반응에서 생성되는 어떤 단백질이 우리 몸의 혈소판에 대한 특이한 항원항체반응을 유발하고 그 산물로 혈전증이 생기는 현상인데, 이와 비슷한 것이 항응고제로 사용하는 헤파린에 의한 ‘헤파린 유발성 혈소판 감소증’과 유사한 기전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이런 복잡한 의학적 지식을 다 외우고 다닐 수 는 없다. 다만, 백신 접종 후 이상증세가 있다면 관계기관에 신고를 해야겠고, 특히 혈관주위 통증과 같은 혈전증과 관련된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병원에서 관련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그 기전이 조금씩 더 밝혀져 항응고제나 면역글로블린등으로 치료하면서 사망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길수 수흉부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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