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의 계절 심장사상충 감염 우려무증상부터 시작 치명적 만성질환감염정도 따라 치료기간 1~3개월생후 8주령 이후 예방약 투여 시작
장마가 끝날 무렵이 되면 유독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찾는 보호자들이 많아진다. 모기의 계절이 왔으니 심장사상충 감염을 우려해 병원을 찾는 것이다. 그렇다. 심장사상충은 모기에 의해서만 감염이 된다. 모기가 중간숙주이고 감염되는 동물이 종숙주이다.
심장사상충에 걸린 개의 혈액을 모기가 흡혈하는 과정에서 혈액 중의 미세사상충(유충)이 모기의 체내로 감염이 된다. 모기의 체내로 들어간 미세사상충은 두 번의 탈피과정을 거쳐 비로소 개에게 감염력을 지닌 L3기 자충이 된다. L3은 모기가 개에게 흡혈할 때 개의 피하조직으로 침투한다. 그리고 약 4개월 만에 L5기로 변태해 혈관을 타고 다니다 우심방, 우심실, 그리고 폐동맥에 정착한다. 이후 2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성충이 된다. 처음 모기에 물린 후 6~7개월 만에 개의 심장과 폐동맥에서 심장사상충 자충을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개심장사상충의 숙주는 개를 포함해 고양이, 여우, 늑대, 족제비 등이 있다. 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사람에게도 감염돼 성충으로 성장한 예가 보고돼 있다.
개의 심장사상충 감염증의 임상증상은 초기 무증상 부터 시작해 치명적인 만성질환으로 이어지는데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감염의 정도와 감염기간에 따라 임상증상은 다르며 주로 만성의 경우 심장사상충이라는 이름과 달리 성충이 주로 폐동맥에 기생하며 폐와 폐혈관계에 손상을 입히며 2차적으로 심장에 대한 임상증상을 보인다. 대다수의 심장사상충에 걸린 개는 무증상의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임상증상을 보이고 있다면 체중감소, 허약, 운동을 하기 싫어하는 등의 전신적인 증상과 함께 기침과 호흡곤란 및 혀 색깔이 파랗게 되는 청색증이 관찰되기도 하며 객혈을 하기도 하는데 객혈은 폐혈전이 발생할 경우에 관찰된다. 그리고 복수가 차고 심하면 실신하는 경우도 있다. 드물지만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개들에게서 피부질환이 관찰되는 경우가 있다. 감염병소는 다발성 결절과 더불어 궤양이 형성되고 소양감이 동반된다. 만성적인 감염증의 경우, 사구체 신염, 혈소판감소증, 빈혈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중감염증의 경우 여러 장기가 복합적으로 손상되는 대정맥증후군과 파종성 혈관 내 응고 같은 치명적인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심장사상충의 진단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간단하게 이뤄진다. 개의 혈액을 채혈해 항원검사(병원에서는 항원검사키트를 이용한다)와 현미경으로 자충을 확인하는 도말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이를 통한 심장사상충 진단이 가능한 최소 기간은 감염 6.5개월 이후이다.
심장사상충의 감염이 확인되면 주치의와 상의해 치료계획을 수립한 후 치료에 돌입하게 되는데 감염의 정도에 따라 치료기간은 1~3개월이 소요된다. 만약 중감염이나 약물적 성충구제가 어려운 경우(대정맥증후군이 있거나 전신질환과 동반된 심장사상충 감염증)에는 경정맥을 통해 직접적 제거를 하는 외과적인 치료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예방약의 투여는 생후 8주령 이후부터 시작한다.
예방약을 먹이기 이전에 최소 7개월 이전에 감염가능성이 있는 모든 성숙한 개들은 반드시 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약 심장사상충 양성인 개체가 감염사실을 모르고 예방약을 무분별하게 투여할 경우 자칫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예방약을 정기적으로 투여 받고 있다 해도 보호자의 부주의나 예방약의 부적절한 투여법에 의해 드물게 감염이 될 수 있기에 적어도 1년에 한번은 심장사상충에 대한 감염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예방에 사용되는 약물은 시중에 여려 형태로 시판되고 있다. 이들 약물들은 경구용, 비경구용, 점적용 등 다양한 약제로 나와 있고, 한 달에 한 번, 몇 개월에 한 번 등 투약 간격도 약물에 따라 다양하다. 이제 여러분의 결심만 남아있다.
<강성진 가람동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