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환의 한라시론] 시원한 가을을 기다리며

[김장환의 한라시론] 시원한 가을을 기다리며
  • 입력 : 2021. 08.12(목)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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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이 불어올 가을이 기다려지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살 수는 없기에 지금 순간들을 어떻게 하면 더 잘 보낼 수 있을지 궁리해 보게 된다. 이르는 과정이 힘들어도 호젓한 바닷가 백사장으로 간식과 비치파라솔을 들고 나가 한때를 보낼 수 있으면 그것도 좋다.

바다와 가까운 곳에 살기에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조용한 바닷가를 찾아가기도 한다. 얼마 전 함께 간 어린 손녀도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상쾌했는지 울지 않고 긴 시간을 잘 견디어 낸 것을 보면 자연속의 바람은 실내의 에어컨 바람보다 좋은 것 같다.

피서를 다녀와야 한다는 부담이 못간 사람들에게 더 했을 수도 있지만,가족단위로 삼복더위를 피해 강원도로 제주도로 피서를 가는 것은 자연속의 피서가 나름대로 좋은 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서도 단행된 도쿄하계올림픽은 얼마간 여름밤을 잘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줬다. 관중없는 올림픽이지만 TV를 통해 시청하는 전 세계 관객을 생각하면 늦게나마 개최한 것이 다행이었다. 또한 어쩌면 코로나 재난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굳건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던져준 것 같기도 했다.

더위는 때로 참기 힘든 짜증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정점만 지나면 또 시원한 바람이 불고 생활하기 편리한 계절이 도래한다. 그간 과학과 문명의 발달로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기후 온난화가 가져온 각종 자연재해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폐해는 후일 전문가들이 계산해 주겠지만 상상하기 어려운 불편과 폐해를 가져왔고 앞으로도 얼마 더 지속될지 모르겠다.

위기대응이 서툴렀다하더라도 '모든 것은 지나가리라'라는 말을 마음속에 되새기며 희망적 소식들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도래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는 다른 나라의 사례와 경험도 참고해 좀 더 진지하고 차분하게 코로나19의 극복을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변종을 포함해 코로나19의 감염확산에도 불구하고 사망자가 크게 늘지 않아서 다행이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면서 코로나19 치료약 개발성공 소식이 시원한 바람과 함께 국내에서 먼저 들려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상상해 본다.

개인정보를 중시하는 영국 등 구라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보다도 백신 접종에 역점을 두고, 독감과 같이 일상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무모한 선택일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서 감염이 줄고, 일상회복이 빨라질 수 있었다면 다행이 아닐 수 없지만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니라는 점에서 효용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그래도 백신접종을 가속화하는 것이 현 단계로서는 최상의 방법이 아닌가 한다. 백신 접종에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한 분들도 백신접종에 참여하는 추세로 전환됐지만, 백신공급에 차질이 발생한다는 소식으로 안타까움이 더해 간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면서 차츰 과거와 같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헤아릴 수 없는 불편과 고통 속에서도 우리 모두가 코로나19를 슬기롭게 겪어낸 성숙한 국민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해 본다. <김장환 전 광저우총영사.한국외교협회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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