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인근 임야를 무차별적으로 훼손한 이들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 심병직 부장판사는 17일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치과의사 A(58)씨와 A씨의 고향 선배인 B(68)씨에게 각각 징역 1년10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초 이들은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았지만 선고를 앞둔 지난달 15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A씨는 2014년 12월 제2공항 예정지에서 약 3㎞ 떨어진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소재 임야 2만2393㎡를 증여 받았다.
이후 A씨는 올해 1월 고향 선배인 B씨와 함께 중장비를 동원해 언덕 2243㎡를 완만하게 만든 뒤 20m 높이의 경사면 1124㎡를 조성했다. 이 과정에서 베어낸 나무가 485그루, 파낸 흙더미만 6000t에 달했다. 또 해당 임야의 실거래가는 ㎡당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뛰었는데, 수사당국이 추정하는 시세 차익만 15억7000만원에 이른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결심공판에서 "훼손된 규모가 상당할 뿐 아니라 여러 증거에도 불구하고 A씨는 B씨에게 책을 떠넘기려 하는 등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며 A씨에게 징역 2년6월, B씨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구형한 바 있다.
반면 심 부장판사는 "훼손 면적이 넓고, 특히 A씨의 경우 수사가 시작되자 범행을 은폐하려는 정황도 있었다"면서도 "다만 해당 임야에 대한 원상복구가 이뤄진 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