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순자의 현장시선] 코로나19 사태로 걱정되는 아이들

[변순자의 현장시선] 코로나19 사태로 걱정되는 아이들
  • 입력 : 2021. 09.10(금)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금방 괜찮아지겠지!' 하던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의 일상을 점령한지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예상치 못한 길어짐에 당장 눈에 드러나지 않지만 먼 미래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서 걱정이다. 수능을 준비하는 고3만의 문제가 아닌 말 못하는 어린아이들의 교육도 문제다.

며칠 전 친구의 손녀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4살 손녀는 신체 건강하고 말도 어느 정도 해서 언어발달 관련해서는 큰 걱정을 안 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하는 영유아진단에서 언어발달 지체로 나왔단다. 걱정하다 진찰을 받으러 갔는데, 예약이 밀려 있어서 그냥 돌아왔단다. 6개월 후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니 어린아이들의 언어발달 문제가 심각함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언어발달이 늦어진 이유가 더 놀라웠다. 모두가 마스크를 하고 있어서 유아들은 입모양이나 표정을 잘 알 수 없어 언어를 못 배운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그저 아이들의 말이 느린 것은 엄마들이 TV와 핸드폰을 많이 보여줘서 그런 줄로 알았다. 마스크 때문에 입모양을 못 보는 것의 문제를 생각해보지 못했다. 친구의 얘기를 들으며 이건 언어만의 문제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도 혹시 언어발달이 늦어지면서 손녀의 두뇌발달이 정상적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걱정을 했다. 사실 유아들은 말을 익히기 위해 말하는 사람의 입 모양을 보며 반복하고 연습을 해야 익혀질 것이다. 어느 날부터 그 자연스런 것들이 모두 차단된 체, 후속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시간이 많이 지나가고 있다.

모든 교육은 때가 있고 그 시기에 맞는 것들을 자연스레 배우면서 자라나야 하는 것인데, 코로나19 사태가 일상의 그런 것마저 가로막아 버렸다. 모두들 마스크를 하고 등원하고, 거리두기 때문에 모두 떨어져서 놀아야 한다. 교사들도 모두 마스크를 하고, 표정 없는 하얀색이나 검정색이 얼굴을 거의 덮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무섭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영유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도 친구를 사귀고 사회성을 키우는 데 있어서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초등 저학년생들은 학력저하로 한글을 모르는 아이들이 늘어나 한글 선생님을 지자체에서 투입했다 한다. 미래의 인재를 키워나가는데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은 잘하는 일이다.

어린 시절의 정서적인 불안의 문제는 평생을 두고 어떤 심리적 결손 문제로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등교하고 귀가하는 것으로만 별 일이 없으면 되는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될 일이다. 어린 아이들의 교육시설엔 방역을 더 철저히 해서 마스크 없이 머물며 지낼 수 있는 방법이 고려돼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프로그램이 아닌 현재 상황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도와줄 새로운 프로그램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1인 교사가 담당하는 아이들 숫자를 적게 해 웃으며 안아주고, 말도 건네고 아이들을 다독여야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며 건강하게 자랄 것이다.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따뜻한 감정을 표정으로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변순자 소비자교육중앙회제주특별자치도지부>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16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