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성의 한라시론] 생각하는 기계와 생각하지 않는 인간

[김용성의 한라시론] 생각하는 기계와 생각하지 않는 인간
  • 입력 : 2021. 09.30(목)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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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기계와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말은, 기계는 '인공지능'을 탑재하면서 생각하는 능력을 점점 지니게 되고, 정작 사람은 생각을 점점 안 하게 되어 '생각하지 않는 인간'으로 변할지 모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계는 초기 '태엽' 단계를 지나, 방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일을 신속하게 처리해주는 로봇으로, 지금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의학 분야에서 'IBM 왓슨'은 1초에 70조 연산을 한다. 최신 논문까지 엄청난 속도로 정보를 검색해 환자의 상태와 유사한 자료들을 끄집어내 초기진단을 하는데, 오진율을 비교해보면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전망'이나 '예측'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하는 '생각하는' 기계가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많이 적용되고 확산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선 교육과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식 홍수 속에 배울 내용은 끝도 없이 늘어나는데, '지식 축적'에만 초점을 맞추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성인이 돼서도 누구나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인간의 주된 역량은 무엇일까? 미래 지식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하고 넘쳐날 것이다. 한 번 배운 지식으로 평생직장을 다니는 시대가 아니다. 필요한 지식은 '인공지능 로봇'을 통해 알아보면 되고, 사람은 이러한 정보를 종합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미래 인재는 '지혜로운' 인간을 말한다. '바른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는 인간을 양성해야 한다. '바르게 결정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키워 줘야 한다. 예전에는 지식 습득에 주안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넘쳐나는 지식과 정보를 어떻게 종합하고 '현명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키울지에 교육적 관심을 둬야 한다. 기계와 로봇이 일 처리를 하더라도, 이러한 지식을 어떻게 쓰고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는 '바르게 생각'하는 사람에 달려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시대 흐름을 반영해 교육과정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에게 주변 문제 상황을 인식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체험을 해보도록 하는 '프로젝트 학습'도 좋고, 주제를 놓고 하는 다양한 토의 토론 수업도 좋다. 취업에 도움 안 된다고 인문학을 폄하하기도 하는데, 철학과 문학에 대한 기본적 소양을 어릴 때부터 갖추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학교는 '지식 있는' 인간에서 '지혜로운' 인간, '인류 보편적 가치', '문화.생태적으로 균형 있는 시각'을 가진 인간 교육에 보다 초점을 둬야 한다. 기계는 점점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데, 사람은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점점 편협하고 이기적이며 이해관계에 휩쓸리기도 하고 뉴스에는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 비리와 악행을 저지르는 일이 많다. '지혜롭고 바르게 생각하는 사람'은 개인의 노력에만 맡겨선 안 되고, 우리 학교가, 우리 사회가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용성 시인.번역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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