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운의 문연路에서] 공정관광으로 체질변화가 필요할 때

[문경운의 문연路에서] 공정관광으로 체질변화가 필요할 때
  • 입력 : 2021. 10.05(화)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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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 빛과 그림자 살펴
양적 성장 아닌 질적 성장을


코로나19로 인해 여행객 심리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안전에 기반한 숙식과 여행지의 방역이 이제는 가장 필수적인 선택 아이템이 됐고, 방역과 위생을 위해 관광객이 밀집한 지역보다는 한적한 곳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색다른 여행의 체험이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제주관광은 양적인 증대에 치중한 나머지 2016년 1585만의 정점을 기록하면서 명실공히 대한민국 관광 1번지 위상을 보여주었다. 사드 국면 사태로 다시 침체되는 듯하면서 기세를 올리려는 찰나에 지금의 코로나가 제주뿐만이 아닌 전 세계 관광시장을 멈추게 만든 위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많다. 양적인 증가에 몰입한 나머지 우리가 진정으로 보존하고 지켜 내야 할 소중한 가치들도 같이 사라지는 우를 범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양적인 성장으로 우리는 잠시 쉬어가는 시기가 필요했는지 모른다. 그동안 중국관광객의 싹쓸이 저가여행을 통해서 제주관광은 관광생태계 파괴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해 각종 개발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잠깐 눈을 돌려 보자. 지금 이 순간 잠깐 관광의 인큐베이팅 피리어드(Incubating Period)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기간에 제주관광 성장의 빛과 그림자를 다시금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제주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관광상품의 개발이 필요하다.

그동안 대중관광이 양적인 성장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면, 이에 대응하는 대안관광은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관광, 녹색관광 등 친환경적 형태의 관광을 지향하면서 질적인 성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즉, 제주의 특색을 살린 개발로 관광의 수혜를 각각의 영역에서 누릴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결국 관광객, 지역주민, 관광사업자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 갈 수 있는 이상적인 모델 제시가 요구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필자는 공정관광을 얘기하고자 한다. 대안관광으로 제시되는 공정관광은 경제적 어려움, 경제적 불평등, 양극화, 사회적 불공정성은 관광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대두되었던 문제이다. 또한, 지역민의 하위문화 종속, 지역주민의 삶의 영역 침범, 불공정한 여행문화, 불공정거래, 정의롭지 못한 행동 등에 문제 제기 등 이른바 일방적 소비자들의 이용관점에서 시작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공정관광은 소비자들의 일방적 관점이 아닌, 소비자와 공급자의 동등한 거래관계이다. 최근 언론에서도 보도되고 있는 관광지 및 공공장소에서 관광객들의 쓰레기 무단투기 등 시민 의식 결여 등은 대표적으로 공정관광에 역행하는 것이다.

공정성 근거로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생태관광, 지속가능한 관광, 책임관광 등 에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광시스템 주체들 상호간 공정성 기준이 형평성 있게 제시가 돼야 하며, 경제적 관점에서 적절한 분배, 도덕적으로 정의로운지 등에 대한 사회전반의 합의와 인정기준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저가여행의 근절을 위해 여행사 입장에서는 정상적이고 공정한 가격 상품 판매, 관광객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높은 비용 지불로 관광상품 이용 등 누구나 인정하는 공정한 원리나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여행자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의 권리도 중요하다. 관광은 더 이상 낯설고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활동이 됐다는 것이다.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의 발자국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민하는 '공정관광'으로 체질변화가 필요할 때이다.

<문경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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