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제주감물염색 ‘디자인하다 박지혜 섬유전’

[열린마당] 제주감물염색 ‘디자인하다 박지혜 섬유전’
  • 입력 : 2021. 10.12(화)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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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옷은 제주도에서 농어민들이 작업복이나 일상복으로 즐겨 입던 옷이며 제주도를 상징하는 옷이다. 종류에 따라 갈적삼, 갈중이 등으로 불린다. 갈옷은 감즙으로 염색을 하는데, 풋감의 주요 성분인 탄닌이 섬유와 결합해 응고되면서 섬유를 빳빳하게 만드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갈옷은 땀을 많이 흘려도 몸에 달라붙지 않는다. 천연감즙이 방부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땀이 묻어도 옷감이 잘 상하지 않고 땀냄새도 나지 않는다. 항균력이 있어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있는 피부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옷감 자체가 빳빳해서 세탁하고 난 뒤 따로 풀을 먹이거나 다림질을 하는 등 잔손질이 필요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갈옷은 제주의 어부들이 낚싯줄이나 그물테를 잘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감물로 염색하던 데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감물 염색은 탐라의 오래된 문화원형이다.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열리는 제주감물염색-디자인하다 박지혜 섬유전의 작품들은 탐라인 들의 생활 속에서 오래도록 전해져 오던 전통에 새로움을 더해 작가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단순히 색을 내고 물들이는 방법이 아닌 그 위에 색을 덧입히는 방법으로 색감이 깊어짐은 물론 손이 많이 가는 감물 염색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제주 갈옷의 염료인 풋감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감즙 만들기, 감물들이기, 바래기 등 갈옷 제작 전체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회는 도민들에게 사라져 가는 감물염색의 우수성을 알리고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전통문화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관람객들이 오셔서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가 묻어나는 돌문화공원의 자연풍광과 함께하며 모처럼 열리는 제주의 특색을 알리는 뜻깊은 전시회가 성황리에 개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범석 돌문화공원관리소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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