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현장시선]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제주경제가 유의해야 할 점은

[김훈의 현장시선]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제주경제가 유의해야 할 점은
  • 입력 : 2021. 11.12(금)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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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부터 코로나19 방역지침이 단계적 일상회복 체제로 전환됐다. 제주도 자영업자 지원, 고용시장 활성화 등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위축됐던 지역경제가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제주경제에 미칠 불안 요인이 없는지는 점검이 필요하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본격화되면 지역경제 회복도 시급하지만 주의를 기울여야할 부분이 물가안정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되고 있는 주요 선진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심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일상회복에 따른 수요 급증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 등 주요 상품 공급지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해상 물류 운송에 차질을 빚으며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진 것이 주요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단계적 일상회복 이전부터 소비자물가가 올해 4월 이후 2%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주로 에너지, 식료품과 더불어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경기회복 가시화에 따른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누적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영향을 받기 시작하며 수입물가지수가 전월대비 2∼3%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원유 등 원자재 수입 가격도 높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제주 물가를 전국과 비교해 추이 및 요인 분석을 실시했다. 물가 추이를 보면 제주의 경우 올해 1∼10월 중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기대비 2.7%로 전국 평균 2.2%를 상회하고 있으며 16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주민의 실생활을 반영하기 위해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살펴본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전국 수준을 상회하거나 동일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제주의 물가는 주로 석유류, 농축수산물, 외식비 등이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석유류는 제주의 높은 차량보유 비율로 인한 유류비 지출 확대, 농축수산물 및 외식비는 유통비 상승 등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향후 지역경제 회복과 더불어 석유류 등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물가불안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지속에 따른 상품공급 부족, 관광객 증가 등은 일상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와 맞물려 생필품 및 외식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현재 제주에서 추진 중인 전기차 보급 확대, 대중교통 관련 인프라 확충 등은 석유류 소비 감소를 통해 물가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농축수산물에 대한 수급관리 등도 가격불안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소비자들의 외식비용 절감을 위해 정보비대칭을 해소할 수 있는 품질, 가격 등의 빅데이터 및 비교 플랫폼 구축도 고려할만 하다. 다른 국가나 지역의 경우와 같이 경기회복과 물가안정의 동시 달성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그러나 효과적이고 균형 잡힌 정책 실시를 통해 일관되고 지속적인 대응을 해나간다면 이룰 수 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김훈 한국은행 제주본부 기획조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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