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사항으로 일선 주민센터를 찾은 도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제주도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 (AI) 기반 민원서식 작성 도우미' 사업 상용화가 늦어지는 데다, 시범사업 중인 곳에선 민원인의 발길이 뜸해 무용지물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인공지능 (AI) 기반 민원서식 작성 도우미'사업은 주민센터 등에서 스스로 작성하기 어려운 민원서식에 대해 인공지능을 활용해 원스톱으로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첨단정보기술 활용 공공서비스 지원사업에 응모해 '인공지능 기반 행정서식 작성 도우미' 개발 과제에 선정, 국비 약 9억원을 지원받았다.
제주도는 민원 현장에서 대기 시간을 줄이고 매번 동일한 정보를 새로 기입하는 등의 복잡한 과정을 줄이기 위해 사업을 추진했다.
서비스의 주요 기능은 ▷음성인식으로 민원인이 구술하면 서식 자동 완성 ▷행정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주소·가족관계 등 기본 정보 자동 입력 등이다.
도는 당초 지난해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주민센터 2개소에 스마트기기를 시범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 이어 올해 고도화 사업을 거쳐 서비스 대상 민원서식을 확대하고 도내 읍면동 주민센터 18곳에 확대, 설치하기로 계획했다.
인공지능 (AI) 기반 민원서식 작성 도우미' 이미지. 행정안전부
하지만 제주도는 지난해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도 올해 5월까지 기기 시범 설치를 미뤄 왔으며, 그 결과 시범운영을 통한 고도화 사업과 타 읍면동 주민센터에의 확대 설치도 현재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도 감사위원회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제주도는 "도민에게 직접 서비스가 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품질로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주민센터 설치를 연기하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도에 따르면 현재 행정시 중에선 연동주민센터와 애월읍사무소에 스마트기기가 시범 설치, 운영되고 있다. 이중 연동주민센터에선 하루 평균 10~15건 가량 사용되고 있지만 애월읍사무소에선 민원인의 발길이 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월읍사무소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에 대한) 안내문 부착, 안내 도우미 등을 동원해 홍보를 지속하고 있지만 민원인으로부터 큰 호응은 받지 못하고 있다"며 "방문 민원인이 대부분 고령층이라 직원이 상주한 민원 창구로 가시는 편"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기기 음성인식 부분이 소음이 생기고 에러가 발생하는 부분이 있어 민원인 편의를 위해 마이크 등 부품 교체가 필요해 설치가 늦어졌다"며 "설치가 끝이 아니라, 설치 이후 경쟁력을 갖기 위한 고도화와 상용화가 과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