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성의 한라시론] 부모는 자녀에게 어떤 '배움'의 기회를 주고 있는가?

[김용성의 한라시론] 부모는 자녀에게 어떤 '배움'의 기회를 주고 있는가?
  • 입력 : 2022. 01.20(목)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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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배움의 즐거움에 대해 공자가 한 말이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다. 배움은 무릇 즐거워야 한다. 과연 현실은 그럴까?

아이 상황과 특성에 따라, 아이 '속도'에 맞는, 아이 '스스로 선택하는' 배움이면 좋겠지만, 부모는 아이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부모가 아이의 학습 전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 학습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학습할지 살펴볼 여유도 없이, 아이는 자기 능력보다 과한 학습에 치이다 보면 흥미를 잃고 수동적으로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아이가 대학 졸업 후에도 자기 진로를 스스로 개척하지 못하고 부모에 의존하는 경우와도 연결된다.

배움은 단지 대학을 가기 위해,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서만 있는 건 아니다. 사회가 급변하면서 아이들은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 특화하고 이직과 전업이 일상화된 경제활동을 하게 된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무엇보다 '생존에 대한 자기 주도 능력'을 갖추어 100세 시대에 맞게 끊임없이 배움을 통해 자신을 '업그레이드' 해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어릴 때부터 '즐겁게 배우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의 특성은 어떻고,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무엇을 배워보고 싶은지 왜 배우고 싶은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자기 특성에 맞게 학습 전략과 실천 계획을 스스로 짜보기도 하고 '시행착오'도 겪어보면서 자신에게 맞게 배움을 스스로 선택하고 즐기며 실천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거울을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살펴보듯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배움에 있어서 중요하다. 자신은 '불완전'하다는 점, 이러한 '부족'을 먼저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어야겠다. 성인이 되어도 자기성찰을 통해 인생과 사회를 바르게 바라보고자 끊임없이 '조정하는' 과정에서 성숙한 인생관과 사회관이 형성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자신의 부족을 직시하지 못하고 '다 안다'라는 착각, '내 생각만 옳다'라는 착각에 빠진다면, 자신도 모르게 아집과 오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인생을 살아가며 부딪치는 문제는 뚜렷한 답이 없거나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 지혜로운 해법은 결국 배움을 통해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살다 보면 자기 사고와 경험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사고나 '혁신적인' 사고를 해야 할 때도 많은데, '배움'을 가까이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 실마리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어릴 때부터 자기 특성에 맞게 자기 속도에 맞게 배움을 스스로 실천하는 경험을 해보게 할 필요가 있다. 시행착오도 실수도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으로 넉넉하게 바라보며 믿고 기다려주는 부모가 돼야 한다. 아이는 결국 자기 힘으로 이 세상을 헤쳐나갈 수밖에 없다. 부모 욕심을 앞세우기 보다, 아이가 '즐기면서' 배우도록 옆에서 돕는 게 부모 역할이 아닐까? <김용성 시인.번역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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