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문광부 소속 관광국, 독립 외청 승격 후 제주 배치
정부조직법 개정 필수… 다수당 민주당 설득 과제
관광청 신설은 국민의힘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의 제주 8대 공약 중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 핵심 공약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2월 5일 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관광 분야 업무가 여러 부처로 나뉘어 있어 일관성이 없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관광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관광청을 설립해 제주에 배치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관광청을 설립하려면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또 제주 관광 정책을 주관·집행하는 제주도청 관광국과 제주관광공사 등 지방 관광 조직과의 명확한 역할 분담도 남아 있는 과제다.
▶문체부 관광부서 승격해 독립 외청=윤 당선인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소속한 관광국을 독립된 정부 기구 형태인 외청으로 승격해 관광청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렇게 독립된 관광청을 제주에 배치해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긴다는게 윤 당선인의 구상이다. 현재로선 관광청 신설 공약은 큰 그림만 그려져 있고 세부적인 업무 영역, 설립 방향, 추진 일정 등은 나와 있지 않다.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 직무대행은 "관광청이 생긴다고 해서 도 관광국이나 제주관광공사 등 기존 조직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면서 "기존 지방 관광 조직과의 역할 분담 등 세부적인 틀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앞으로 국정 과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 설득 최대 과제=관광청을 신설하기 위한 법 개정 움직임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외청을 새롭게 만들려면 국가행정기관 설치와 조직·직무 범위를 규정한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한다. 지금의 국민의힘인 한나라당이 1998년 관광청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을 시도했지만 무산됐고, 가장 최근인 2020년에는 미래통합당 김석기 의원이 관광청 신설을 위한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문광부 입장 등에 가로막혀 논의가 중단됐다.
당시와 비교해 달라진 것은 관광청 신설이 대통령 공약으로 채택됐다는 점이지만, 현재 국회 의석이 민주당 172석, 국민의힘 110석으로 국민의힘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없는 구조인만큼 정치권 합의는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국토부 산하 독립 기구 주장도=관광청을 문광부가 아닌 국토교통부 산하에 둬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한민국 관광청 설립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근종 건양대 글로벌호텔 관광학과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문광부를 포함해 농림부, 국토부, 산림청 등 다양한 부처가 관광 정책을 다루면서 전문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런 분산된 관광 업무를 일원화 하는 관광청을 만든다는 구상엔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관광청은 문광부보다는 일본처럼 국토교통부 산하의 독립 외청으로 설립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만약 관광청이 설립되면 장기적으로는 지방에 있는 관광국, 공사, 재단 등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