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억대 불법 도박 가담 청년 27명 참회

1600억대 불법 도박 가담 청년 27명 참회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가담해 6일 첫 재판
"최근 결혼했어요"… 모두 재판부 선처 호소
검찰 모두에게 실형 구형… 추징금도 수십억
  • 입력 : 2022. 04.06(수) 11:57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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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현재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어요. 선처해주시면 성실한 청년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멋 모를 나이에 잘못된 선택을 했습니다. 사람 쉽게 안 바뀐다고 하는데, 생전 처음 교도소 생활하면서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결혼했습니다. 과거의 과오가 이렇게 발목 잡을 줄 몰랐습니다. 완전히 손을 씻었습니다. 한 번만 바르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30명에 육박하는 육지 청년들이 제주 법정에 출석해 선처를 호소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불법 도박사이트 직원으로 일한 이들이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 강민수 판사는 6일 범죄단체가입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5)씨 등 27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27명 중 구속 기소된 인원은 7명이며, 나이대는 20~30대가 대부분이었다. 직업은 부동산 중개업, 조리사, 노래방 운영, 기술전문직, 건설 일용직 등이었고, 사는 곳은 서울부터 부산, 강원, 경기, 대전, 경남, 경북 등으로 다양했다.

이들은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4월 사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현금 입·출금, 게시판 관리, 돈 세탁(차명계좌 18개) 등의 업무를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무실은 태국 등 해외에 마련됐는데, 대부분 구인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했다. 이 기간 해당 사이트에서 오고 간 돈만 1600억원에 달한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고인이 너무 많아 검찰이 "구형 못 들은 분 계시나요"라고 질문했고, 강 판사도 "최후진술 못한 피고인 있냐"고 되물었다.

피고인 모두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단순히 급여만 받았을 뿐 범행을 모의하거나 지시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구형에 나선 검찰은 이들에게 징역 1년에서 징역 2년을 재판부에 요구했고, 추징금도 수익(급여) 정도에 따라 최소 600만원부터 최고 2억7800만원까지 매겼다.

강 판사는 불출석한 피고인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추후 선고공판을 지정할 예정이다.

한편 제주경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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