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의 목요담론] 'n분 도시'로 제주지역 내 균형을 도모하자

[이성용의 목요담론] 'n분 도시'로 제주지역 내 균형을 도모하자
  • 입력 : 2022. 04.07(목)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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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유기체로 비유되기도 하는 '도시'는 사람들의 활동에 따라 다양하고 역동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사람들이 사는 집들이 모여서 마을을 형성하게 되고 마을들이 모여 도시로 발달하게 되는데, 인구규모나 도시의 입지 혹은 도시의 기능에 따라 도시의 생성부터 발달하고 쇠퇴에 이르는 과정이 순환되며 다양하게 나타난다.

다양한 도시의 모습 중 수도권은 과거부터 인구가 집중됐으며, 향후 수도권의 집중현상은 수도권 3기 신도시로 인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수도권의 집중은 지방의 쇠퇴로 이어지고 균형발전은 더욱 더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집중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인구 70만 명의 중소도시 '제주'를 위한 공공의 역할은 무엇일까. 제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더욱 나은 삶을 영위하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시의 여건 및 인프라를 개선해주는 것이 공공의 역할 일 것이다.

제주에 적합한 공공의 역할과 의무를 위해 'n분 도시'를 제안하고자 한다. 'n분 도시'란 'n분 지역생활권 도시'를 줄인 말로 사람들이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일정 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의 범위를 말한다. 최근 서울, 부산, 대전 등에서 15분 도시, 20분 도시를 위한 전략들이 제시되고 있다. 즉 n분은 지역의 공간적 크기나 정책 목표에 따라 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현재 타 지역에 제시되고 있는 '15분 도시'는 보행권을 뜻하며, 보행권의 범위는 순수 보행만이 아닌 전기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와 같은 PM(Personal Mobility)을 이용하는 것이 포함되기도 한다.

우선 제주지역에 'n분 도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생활권을 지역에 맞게 설정하고, 생활권별로 중심성을 강화해야 한다. 생활권마다 모든 시설을 설치하자는 것은 아니다. 효율성과 경제성 측면을 고려해 생활권 내에 최소한의 커뮤니티 핵심 기능을 부여하고, 중심성이 높은 지역 혹은 연계성과 접근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핵심시설을 배치하는 등 공공시설의 배치를 재편해 주어야 한다.

제주지역균형발전지원센터에서 기존 공공시설의 배치에 관한 분석과 조사가 있었다. 기존의 조사를 활용해 'n분 도시'를 위한 공간전략을 비롯해 공공시설간 연계방안 및 접근성 개선 전략이 필요하다.

제주지역에 15분이 적합한지 20분이 적합한지는 의견은 도민들에게 듣고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n분 도시'에서 중요한 것은 제주지역 전체를 포괄하며 도민들의 생활에서 필요한 기능에 대한 중심성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도시 관리 및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n분 도시'로 제주 지역내 불균형이 최소화되고 도민들의 삶의 질 개선이 좀 더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 <이성용 제주연구원 연구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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