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산책로 정비에도 고무매트 그대로… 토양 오염 우려

오름 산책로 정비에도 고무매트 그대로… 토양 오염 우려
제주시 오라2동 민오름 일대 산책로 고무매트 논란
"고무 유실되면 분해 오래 걸리고 철거 더 힘들어"
제주시 "배수 잘되고 훼손 속도 더딘 장점도 있어"
  • 입력 : 2022. 06.06(월) 13:17
  • 김도영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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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시 오라2동 민오름 산책로 일대에 기존 고무매트 위에 야자매트가 설치되며 토양 오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민오름 산책로 현장의 모습. 김도영기자

제주시 오라2동 민오름 산책로 일대에 최근 야자매트가 설치되며 보행 환경이 개선됐지만, 기존에 설치돼 있던 고무매트 위에 그대로 덮이면서 토양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3일 둘러본 민오름 산책로 바닥에는 야자매트가 설치돼 있었다. 잘 정비된 야자매트 위를 걷는 시민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민오름으로 자주 운동을 나온다는 40대 여성은 "야자매트가 생기면서 미끄러움도 덜한 것 같고 푹신해서 걷기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70대 남성은 "매트가 있으니 사람의 발길에 오름이 훼손되거나 하는 부분에서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야자매트 아래에 있었다. 매트를 들춰보니 기존에 설치돼 있던 폐타이어를 사용해 만들어진 고무매트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민오름 정상과 산책로 일대를 확인한 결과 고무매트가 없는 곳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의 구역에서 기존 고무매트 위로 야자매트가 덮여 설치돼 있었다. 일각에서 고무매트를 그대로 두면 토양 오염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부분이다.

민오름 산책로에 설치된 고무매트. 김도영기자



환경단체 관계자는 "폐타이어로 제작한 고무매트의 경우 시간이 지나 부서지고 유실되면서 토양과 섞이게 되면 분해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로 인해 토양 오염도 유발할 수 있다"며 "고무매트는 오래 두면 철거가 더 힘든데 기존 고무매트를 철거하지 않고 야자매트를 설치한 상황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야자매트는 자연 물질을 이용·제작해 시간이 지나 훼손돼도 토양과 섞여 자연 분해돼 환경적으로는 좋지만 최근 일부 야자매트 중에는 나일론이 함유된 매트도 있어 오름과 산책로에 신규 설치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 대해 야자매트를 설치한 제주시는 환경적 측면까지는 고려하지 못했지만 중복 설치의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민오름이나 사라봉, 도두봉 등 시민 이용이 많은 곳은 야자매트를 설치해도 노후화가 빨라 2년 정도가 지나면 교체해야 할 정도"라며 "고무매트 위에 야자매트가 설치된 경우에는 비가 내렸을 때 배수도 잘 되고 매트 훼손 속도도 더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것을 꼭 철거해야 한다거나 하는 매뉴얼이나 관련 규정은 현재 없다"며 "예산과 현장 상황, 여건에 따라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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